Home > special report > 주요기사 > 2016.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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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없다
당신에겐 위기 내겐 기회
위기대응력 향상으로 터지는 경우 줄었다
 

시절이 하수상하면 각종 위기설이 터져 나온다. 근거 없는 위기설은 아닌데, 이게 실제로 터질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는 따져보기도 전에 일단 도망부터 친다. 하지만 위기는 투자자의 심리에 따라 실제보다 부풀려지는 경우가 많다. 위기가 과대하게 평가돼 자산가격이 하락했다면 거꾸로 기회로 이용하기에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경제는 심리다.”제는특 특히 경제 경제는, 특히 경제상황에 따라 좌지우지되는 투자는 실제 숫자로 찍혀서 나오는 각종 지표들만큼이나 경제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각 주체들의 심리 상태가 크게 작용한다. 경제나 어느 특정 부문의 상황이 나쁜데도 차츰 좋아질 것 같다는 기대감 때문에 고비를 잘 넘기기도 하고, 반대로 실제 위험은 그렇게 크지 않은데 괜한 불안감이 부풀려지기도 한다.

‘불확실-걱정-위기-폭탄’ 자극의 진화
이런 불안감이 더욱 커지면 ‘위기론’으로 진화한다. 최근에는 도처에서 ‘○○발 위기설’, ‘△△폭탄’ 등 각종 위기론이 쏟아진다. 투자자들은 ‘이번엔 진짜인가’라며 불안감을 떨치지 못한다.
거론된 위기설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확인하려면 한참의 시간이 지나야 하는데, 그 진위가 밝혀질 때쯤이면 아마도 사람들의 관심은 다른 위기설로 옮겨가 있을 것이다.
위기의 진원지와 가능성, 파괴력은 각각 다르지만 태어난 시작은 똑같다. ‘불확실성’이다. 아직 모르기 때문에 더 불안한 것이다. 여기에 언론 등 주변에서 공포를 부추긴다.
요즘 투자자들을 걱정하게 만드는 몇 가지 위기론의 진원지를 들여다보고, 폭발 가능성은 얼마나 되는지, 괜한 기우는 아닌지 알아보자.

중국 신용위험 글로벌로 전이될까
지난 호에서 자산시장을 요동치게 만든 변수는 ‘유가-금리-환율’이며 그중에서도 핵심인 국제유가에 초점을 맞추고 대응하라고 설명했다. 다행히도 한 달 새 상황이 조금 나아져 3월 10일 현재 유가(WTI)는 배럴당 30달러 중반을 넘어섰고 40달러까지 넘보고 있다. 그 덕분에 신흥국들의 증시와 외환시장도 안정감을 찾았다. 그런데 중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이다.

중국 위기설의 밑바탕엔 중국의 성장 둔화와 부채 증가가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중국 비금융기업부채총액은 17조 4420억 달러로 전체 신흥국 기업부채 중에서 71.5%를 차지, 2010년만 해도 56.6%였던 비중이 꾸준하게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부채가 증가하는 만큼 신용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 위험이 금융권으로 옮겨가 결국 글로벌 금융시장 전체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부채 규모 증가가 연쇄적인 신용경색이나 디폴트 등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국 경제지 블룸버그는 현재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의 상황이 1990년대 아시아와 2008년 미국 금융위기와는 다르며, 또 부채와 세계 경제 위기 사이의 연결고리도 많이 약해졌다고 지적했다. 특히 중국의 차입금은 대부분 채권이 아니라 은행에서 이뤄진 위안화 대출이라서 전이의 위험이 한정된다고 설명했다.

중국 위험요소 많이 줄었다
최근에는 중국의 2월 수출이 25.4%나 급감했다는 뉴스가 보도되자 또 위기설이 불거졌다. 수출 급감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일단 국제유가 하락에 큰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수출가격도 함께 하락하기 때문이다. 물론 유가는 중국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제는 하락을 멈춘 상황이므로 더 나빠질 일은 별로 없다. 두 번째, 춘절 연휴를 감안해야 한다. 매년 초 중국 수출은 음력으로 쇠는 춘절이 1월인지 2월에 포함됐는지에 따라 급등락을 보이곤 한다. 올해는 2월에 춘절연휴를 지내서 2월 수출이 급감한 것이다. 올해 하락폭이 더욱 커보인 것은 지난해 2월 수출이 48.3%나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도 있다.

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이 올해 성장률 목표를 6.5~7.0%로 제시한 것은 수출보다는 내수 부양 의지를 내비친 것이라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도 “제조업 중심, 수출 중심 성장은 둔화되는 반면 서비스 부문이 성장하면서 양적으로는 무뎌져도 질적으로 좋아지고 있다”고 풀이했다.

외환시장의 불안감은 많이 희석됐다. 중국 당국이 헤지펀드와 신경전을 벌이기는 했지만 그 와중에도 위안화 절하가 진행돼 위안화발 위험은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외환보유고는 2월말 현재 3조 23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5000억 달러가 빠져나간 데 이어 올 1월에도 995억 달러가 유출되며 위기감이 고조됐으나 2월 감소폭이 286억 달러로 크게 둔화된 상태이다. 저우 인민은행 총재는 “중국 화폐정책은 아직 충분한 여력이 남아있다”며 “재정정책도 더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밝혔다.


“미국 경기호황 이제는 돌아설 때”
두 번째 위기의 진원지는 미국이다. 그나마 경제상황이 가장 나아보이는 나라에서 위기라니 어리둥절한데, 장기간 호황이 지속됐으니 이제 돌아설 때가 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2월 미국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수가 하락, 5개월째 경기가 위축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도 10년 호황이 끝났다는 의견이 나오는가보다.

여기에 불을 당긴 장본인은 짐 로저스다. 그는 3월초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1년 안에 미국경제가 하강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은 100%”라고 단언해 투자자들을 놀라게 했다. 그가 하강을 전망한 근거 역시 경기 사이클이다.
그러나 월스트리트 이코노미스트들은 33%만이 경기하강을 전망해 그와 의견을 달리 했다. 3월 10일 월스트리트저널이 연준의 금리인상 시점을 묻는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경제전문가들의 76%가 6월을 예상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美국채금리 상승은 호재?
미국의 경제상황을 파악하는 데 금리만큼 좋은 도구도 없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상 계획은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에 가로막히는 듯 보였다. 그러나 하락하기만 하던 금리는 2월 초순 다시 상승으로 돌아섰다.
국내 투자자들은 미국이 금리 상승을 불안하게 바라보기도 한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국에 있던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 증시가 하락하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다.

이에 대해 홍춘욱 팀장은 미국 금리 상승의 원인이 인플레이션인지, 경기회복인지, 신용경색 때문인지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과거 추이를 보면 미국 국채금리는 인플레 위험이 커질 때 상승하고 낮아질 때 하락했다는 것. 최근의 글로벌경제는 반대로 디플레 위험에 있으므로 인플레로 인한 장기금리 상승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두 번째 경기회복으로 인해 자금수요가 늘어 금리가 오르는 경우라면 시차를 두고 미국 내 산업생산 증가, 한국의 수출 증가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나쁠 게 없다고 한다. 다만 세 번째 신용경색으로 인한 금리 상승은 주의해야 한다. 국채금리는 그대로인데 회사채금리(가산금리)만 오르는 경우는 대표적인 불황의 징후라는 것이다.

부동산 하락 우려…공급조절로 됐다
국내에서 생겨난 위기론이라면 ‘부동산발’과 ‘가계부채’가 있다. 사실 이 두 변수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것이 아니다.
지난해 말 가계부채(가계신용잔액)은 1207조 원을 기록, 사상 최고치에 달했다. 빚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걱정거리가 아니라고 할 수 없다. 핵심은 통제가 가능한지 여부다. 정말로 가계부채가 심각하다고 판단될 때에는 정부가 금리 정책과 은행 규제로 제어할 것이다. 원리금분할상환 등과 같은 정책은 정부의 초기 단계 대응이 시작됐음을 보여준다.
부동산가격 하락에 대한 우려 역시 공급 정책으로 어느 정도 조절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핑크팬더’(이재범), ‘봄날의봄’(김영기)이라는 유명 블로거가 공저한 ‘부동산의 보이지 않는 진실’에서는 일본과 북유럽국가의 주택가격 하락 시기를 비교해 서로 다른 대응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일본에서는 1990년부터 2005년까지 전체 지가가 76.4%나 하락했는데도 2008년까지 일본전역에서 매년 100만 호 이상 주택이 공급돼 가격 하락을 이어갔다. 그러나 비슷한 시기에 버블을 경험한 북유럽국가에서는 공급을 크게 줄이면서 다시 가격이 상승했다. 저자들은 책에서 “일본은 여러 사례 중 하나일 뿐 한국의 유일한 미래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위기의 문제인가 심리의 문제인가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수석연구원은 “경제는 여러 지표를 보면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데, 정책 변수가 글로벌경제를 좌지우지하다 보니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져 위기설로 진화한다”고 말했다. 투자자들도 이런 상황에서는 시장이 아니라 개별종목으로 몰리게 된다. 각종 테마주가 뜨는 이유다.

위기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위기를 대하는 투자자들의 심리가 문제인 셈이다. 이 연구원은 “오랜 기간 추적한 결과 위기가 디폴트로 이어지는 횟수는 크게 줄어들었다는 조사결과가 있다”며 “각국의 위기 대응 능력이 크게 향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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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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