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career > column > 2016.0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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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일 칼럼
‘은퇴’ 기준부터 확실히 하자


자가 ‘한국샌더스은퇴학교’를 작명할 때 가장 많이 들었던 지적이 있다. ‘은퇴’라는 말을 다른 것으로 바꿀 수는 없느냐는 것이다. 그 용어의 이미지가 세상을 떠날 준비를 하는 일 없는 노인을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면서 내놓은 대안이 ‘리타이어(retire)’나 ‘2막인생’ 같은 거였다. 그런데 솔직히 그게 그거다. 다른 용어를 쓴다고 ‘은퇴’의 이미지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리타이어 학교’라고 짓기도 뭣하다.

‘은퇴’란 무엇인가?
고령화 시대, 100세 시대가 되면서 많이 듣는 용어 중 하나가 바로 ‘은퇴’이다. 그런데 은퇴와 관련해 여러 용어가 마구 뒤섞여 사용되는 게 현실이다. 열거해보면, ‘노후, 은퇴(생활), 은퇴 후, 퇴직 후, 2막인생, 3막인생, 2모작, 3모작, 리타이어먼트’ 등등이다. 아 참! 여기에 요즘은 ‘반퇴’라는 말도 자리를 잡았다. 물론 어떻게 표현하든 간에 받아들이는 사람, 즉 듣는 사람이 눈치껏 제대로 받아들이면 별문제는 없다.

하지만 은퇴문제를 제대로 다루려면 이 용어에 대한 기준, 은퇴에 대한 개념을 확실히 정립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야 은퇴 당사자도 자신의 ‘처지’에 대해 헷갈리지 않을 것이다.
먼저 은퇴(隱退)를 보자. 이 말의 사전적 의미는 ‘맡은 바 직책에서 손을 떼고 물러나서 한가로이 지내는 것’이다. 쉽게 말해서 퇴직하고 이제 뒷전으로 물러나 쉬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퇴직(退職)과 혼용돼 쓰이는 예가 많다. 퇴직과 은퇴는 분명히 다른 데 말이다.

퇴직을 은퇴와 동일시하는 관점은 평균수명이 짧았던 한 세대 이전의 것이다. 그때는 퇴직하면 그 이후에 다시 직장생활을 한다는 개념이 없었다. 곧 환갑이 되고 그러면 완전히 노인취급을 당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처럼(또 앞으로) 평생 여러 번에 걸쳐 직장을 옮겨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퇴직=은퇴’가 아니다. 그런 이에게 퇴직과 재취업은 단지 이직(移職)이며 전직(轉職)일 뿐이다.

다음은 반퇴에 대해 살펴보자. 반퇴(半退)는 은퇴를 했음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비(非)전업’의 일자리를 찾은 것을 말한다. ‘완전한 은퇴’가 아닌 ‘부분 은퇴’요, 완전한 직장생활, 즉 전업(專業)이 아닌 ‘부분업’의 상태다. 전직과 은퇴의 중간지대라 할 수 있겠다. 자, 이렇게 말하니까 뭐가 뭔지 이상하지 않은가? 은퇴면 은퇴지 ‘완전한 은퇴’, ‘부분 은퇴’는 또 뭐란 말인가?

개념이 분명해야 신분이 분명해진다
이제 정리를 해보자. 필자는 은퇴문제를 다루면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즉 이미 고착화돼 있는 ‘은퇴’를 다른 용어로 대체할 것이 아니라, 나이를 불문하고 직업이동을 다 마치고 본업을 끝내면 그것을 ‘은퇴’로 규정하기로 했다. 다만 은퇴를 반퇴(半退)와 완퇴(完退)로 구분해 다루자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반퇴조차 하지 않고 자유롭게 사는 생활이 ‘완퇴’다. 물론 ‘완퇴’라고 해서 사회활동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자원봉사도 할 것이고 여행이나 여가활동도 한다. 하지만 ‘소득활동’에 얽매이지 않고 삶의 자유를 누린다. 나이와 상관이 없으니까, 설령 30대의 청년이라도 직업생활을 하기 싫어서(사람마다 가치관이 다르니까) 그냥 놀고먹기로 작정했다면 그는 ‘완퇴자’다. 자, 어떤가? 지면 관계상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겠다.
중요한 것은 이 용어들의 개념이 분명해야 신분이 분명해진다 점이다. 기준이 확실해야 은퇴 전략이 확실해지기에 필자 나름의 의견을 제시해봤다. 당신은 퇴직했는가 은퇴했는가? 은퇴했다면 반퇴인가? 완퇴인가?

조 관 일
한국샌더스은퇴학교 교장·창의경제연구소 소장

 


 

 

편집국 기자 admin@fntimes.com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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