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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관일 칼럼
생사관(生死觀)에 대해


이가 들어가는 탓인가! 은퇴문제를 연구하다가 그렇게 됐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죽음’에 대해 생각하는 시간이 부쩍 늘었다. 살아온 날보다는 죽음에 다가갈 날이 훨씬 짧다는 현실적 이유도 없지는 않을 것이지만, 그보다는 생사관을 분명히 해놓는 것이 세상살이의 의미를 훨씬 풍요롭게 하리라는 것이 진짜 이유이다.

산다는 것과 죽음의 의미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데는 몇 가지 뉴스가 작용했다. 우선은 목숨을 걸고 셀카를 찍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다. 세상에! 한 컷의 사진을 찍기 위해 그 위험천만한 짓을 한다는 말인가?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런데 곰곰이 따져보니까 그런 모험과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바로 뚜렷한 생사관에서 나왔으리라는 것이다. 비록 무모한 일일지라도 말이다.

또 하나의 뉴스는 소설가이자 경제평론가인 복거일 선생에 대한 것이다. 지금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그가 2012년쯤 간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됐다. 그런데 암 판정보다 더 놀란 것은 그가 치료를 거부한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는데, 그는 다 쓰지 못한 글을 쓰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간암이 찾아왔을 때, 지식 완성의 꿈이 다시 꿈틀거렸다”는 복거일 선생을 보면서 업(業)의 치열함이 무엇인지,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산다는 것과 죽음의 의미는 또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하게 됐다.

관심을 갖게 되면 그런 것만 보인다지? 그래서인지 요 며칠 사이에 ‘죽음’ 앞에 초연한 여러 소식이 눈에 띄였다. 그중 한 사람은 91세의 미국 할머니 노마 바우어슈미트다. 노마 할머니는 1년 전쯤 4기 자궁암 진단을 받았고 곧이어 남편마저 세상을 떠났다. 그런데 노마 할머니는 낙담하고 슬퍼하기보다 미시간주 북동부 프레스크아일의 집을 떠나 대륙횡단에 나서기로 한다. 자궁암 치료는 뒷전으로 물리고 말이다. “난 지금 아흔 살이에요. 여행을 떠날 겁니다(I’m 90-years-old, I’m hitting the road).” 그녀가 1년 전 의사 앞에서 한 말이란다. 아들 내외 그리고 애완견과 미국 32개 주 75개 도시를 돌며 약 2만 1000㎞를 달렸고, ‘드라이빙 미스 노마’라고 이름 붙인 그의 페이스북을 따라 인터넷으로 함께 여행하는 사람이 42만 명을 넘을 만큼 노마 할머니는 유명인사가 됐다.

또 다른 한 사람은 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초연히 죽음을 맞은 36세의 천재 의사 폴 칼라니티이다. 스탠퍼드대 의대 신경외과 레지던트로 장래가 탄탄하게 보장됐던 그는 극심한 요통과 함께 체중이 줄기 시작했고, 미루다가 CT를 찍었을 때는 이미 폐암 4기였다. 종양은 폐를 덮었고, 척추는 변형됐으며, 간엽(間葉) 전체가 사라져 있었다. 죽음을 목전에 두고 그는 ‘사느냐 죽느냐가 아니라 어느 쪽이 살 만한 가치가 있느냐’에 초점을 맞춘다. 그리고 무력하게 죽는 대신 의사로서 환자를 돌보기 위해 병원으로 돌아가기를 선택한다. 아내와 숙고한 끝에 아이까지 낳는다. 그는 자신의 이런 이야기를 담담하게 글로 풀어내기 시작했다. 그는 책을 완성하지 못하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책은 아내에 의해 ‘숨결이 바람 될 때(When Breath Becomes Air)’로 완성됐다).

“생사관을 확고히 해두자”
몇 가지 이야기를 통해, 적은 지면으로 모두 풀어낼 수 없는 많은 생각을 했다. 중요한 것은, 평소에 생과 사에 대한 분명한 생각을 정리해두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냐면 그것으로부터 훨씬 강렬한 삶의 가치와 소망을 발견하고 더 큰 도전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갖게 될 테니까.

조 관 일
한국샌더스은퇴학교 교장·창의경제연구소 소장

 

 


 

 

편집국 기자 admin@fntimes.com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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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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