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special report > 주요기사 > 2016.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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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과 한국 경제
트럼프 시대, 이렇게 준비하라
 
 

부동산 재벌이자 이슈메이커였던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이 됐다. 전 세계 금융시장은 예상치 못한 결과에 패닉에 휩싸였다. 모두가 각자의 유불리를 계산하고 있다. 우리 사정도 급하게 됐다. 보호부역, 한미 FTA 재협상, 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한국에게 부담이 될 공약이 너무 많다. 하나하나 짚어보고 그 가운데서도 기회를 찾아보자.


국의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됐다. 언론과 여론조사기관의 예측이 빗나간 결과에 전 세계 금융시장이 이렇게 요동쳤다. 향후 글로벌 경제에 불어 닥칠 ‘변동성’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트럼프 쇼크의 배경
주가, 금리, 환율 등이 하루가 다르게 오르락내리락하는 통에 종잡을 수 없지만 이런 분위기는 ‘기대감’과 ‘불안감’으로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에서 주가가 오른 것은 새 정부가 미국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기대감이고, 금리가 오른 것은 인플레이션을 예상한 것이다.
이에 대한 우리 금융시장의 반응은 불안 그 자체였다. 증시는 업종과 개별기업 저마다의 유불리를 따져 들쑥날쑥했고 금리와 환율의 방향은 변동성 확대를 예견한 것이다.

이재훈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쇼크’가 나타난 이유를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했다. 첫째, 시장 서베이 예측의 오류다. 시장 참가자들은 수치화된 내용을 기반으로 포지션을 정하고 시장에 대응하는데 예상과 실제가 다를 경우 급격한 포지션 변경 과정에서 급등락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그는 브렉시트(Brexit)를 비슷한 예로 들었다. 6월 23일 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여론조사 결과는 잔류로 나타났으나 결과는 EU 탈퇴 의견이 51.9%로 잔류(48.1%)를 압도하며 시장이 급락했었다.

둘째, 트럼프의 핵심 공약인 미국 보호무역 정책의 현실화다. TPP 탈퇴, NAFTA 부정, 한미 FTA를 비롯한 자유무역 협정 재검토 등이다. 트럼프는 멕시코와 중국 수입품에 대한 35~45%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한미 FTA를 원점에서 재협상할 경우 2017년부터 2020년까지 한국이 입게 될 수출손실액이 약 270억 달러에 달한다고 분석했다.<표 참조>

셋째, 지정학적 리스크의 부각이다. 북한, 중국과 맞선 한국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시장 가격에 반영돼 있었으나 트럼프 당선으로 리스크가 커진 것이다. 그는 줄곧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과 미군 철수를 주장했다.

금리 인상은 예정대로?
트럼프의 당선은 당장 코앞의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불확실하게 만들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금융기관 사이의 초단기 금리를 뜻하는 OIS를 기준으로 전망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선거 개표일 오후까지만 해도 82%였으나 경합지역이었던 플로리다 주에서 트럼프가 이겼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50%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한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아직은 트럼프가 대통령이 아니라는 점이다. 차기 대통령의 임기는 내년 1월 20일에 시작된다. 새 당선자가 FRB에 매파 위원을 임명할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지만 12월 금리 결정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 주도할 것이다. 또한 새 정부에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엔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규제 완화와 보호무역이 핵심
‘블랙스완’까지는 아니라도, 실현 확률 낮은 변수가 상수가 되는 바람에 증폭된 변동성은 시간이 지나면 차츰 가라앉을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현 시점의 변동성보다 앞으로의 방향성에 초점을 맞추고 여러 부문들을 분석하고 준비해야 한다. 이런 전망은 공약을 통해 예측할 수 있을 것이다.
트럼프의 핵심 공약은 법인세 인하, 소득세율 인하, 각종 규제 철폐, 여기에 보호무역 강화 등으로 요약된다.

먼저 그가 TV토론회에서 했던 발언을 모아보면 △법인세 인하 등 소득세율 전면적 인하 및 소득구간 축소 △화석연료를 포함한 모든 형태의 연료 발굴 지원 △중국 등에 대한 강한 패널티 부과 △오바마케어 폐지 △월스트리트의 탈세 방지 등이 있다. 북한과 관련해서는 부통령 후보 펜스가 동맹국과 협력해 북한을 압박하고 중국과 함께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말했으나 트럼프는 생각이 다르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그의 공약에서 드러난 것처럼 그동안 유지됐던 자유무역주의라는 세계질서는 일대 변혁을 앞두게 됐다. 이것이 우리가 주목할 핵심 키워드다.


공약이 얼마나 이행될까
하지만 어느 선거에서나 그렇듯 공약이 원안 그대로 이행된다는 보장은 없다. 현지 기관들도 부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 무디스는 지난 7월 발표한 보고서에서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재정적자 증가 △부유층 세제혜택 확대 △실업률 증가 △경제성장 저하를 유발해 2018년부터 미국 경제가 심각한 불황에 돌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Tax Policy Center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의 감세로 향후 10년간 9조 5000억 달러의 세수 감소로 재정 적자가 조 단위로 늘어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Tax Foundation이 예측한 10년간 재정적자 규모는 4조 4000억~5조 9000억 달러다.

통상정책과 관련한 공약도 수정될 것이라는 의견과 그대로 시행될 것이라는 주장이 함께 제기되고 있다. 완화 조정될 것이라는 시각은 의회의 지지 여부에 주목한다. 상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자유무역(free trade)이 공정무역(fair trade)이 될 수 있게 환율 조작, 정부지원 등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공정하고 투명한 무역협정은 확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는 중국과 멕시코(NAFTA)를 노리고 있어 한국은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반면 트럼프가 한미 FTA를 “미국 내 10만 개 일자리를 앗아간 ‘Job Killing’ 조약”이라고 강하게 비난한 것을 감안하면 원안대로 갈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의 과격한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현지 경제연구소와 학계에서는 무역전쟁과 각종 소송을 불러일으킬 것이고, 무역적자를 해결할 수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편으론 “대선 후보가 말하는 것과 실제 대통령이 할 수 있는 것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말한 페리 웅 밀켄연구소 연구원처럼 무역분쟁 가능성을 낮게 보는 부류도 있다.
어쨌든 새 정부가 중국, 멕시코와 어떤 관계를 설정하느냐는 전 세계인의 관심사가 될 것이다.

자동차업종 “나 지금 떨고 있니”
코트라(KOTRA)는 미국 현지 무역관 소재지의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을 인터뷰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이 우리 경제에 어떤 기회와 위협을 주게 될지를 산업별로 분석했다. 그에 따르면, 공공인프라와 석유·가스, 항공방위, 의료·제약 관련 산업은 기회가 될 전망이다. 반대로 △한국의 2대 수출시장인 미-중 간 통상마찰이 심화돼 피해를 입을 수 있고 △한미 FTA를 포함, 미국과 체결했거나 추진해 온 자유무역협정이 폐지되거나 재협상을 요구받을 수 있으며 △반덤핑·상계관세 제소와 환율 개입에 대한 강력한 제재가 뒤따를 수 있으므로 그에 대한 대응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경제지 베론즈(Barron’s)는 ‘힐러리 라이징(Hillary Rising)’ 기사에서 두 후보가 당선될 경우 각각 호황과 불황을 맞을 섹터에 대해 분석했다. 기사는 힐러리 당선에 무게를 실어 제목을 저렇게 붙였다가 머쓱하게 됐지만, 힐러리 대신 트럼프에 대해 설명한 부분만 참고하면 될 것이다. 먼저 헬스케어섹터에서는 트럼프가 오바마케어에 적극 반대했기 때문에 병원 관련주들은 피해를, 제약 섹터 내 법률규제 완화로 바이오제약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융섹터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기업들의 방만한 경영을 규제하기 위해 도입했던 도드-프랭크법을 폐지하는 것이 핵심으로, 당선 직후 이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법이 폐지되면 대형 금융회사, 투자은행들이 혜택을 입게 될 것이다. 에너지섹터에서는 민주당이 추진해온 친환경 정책을 뒤로 돌리는 것이다.

친환경 재생에너지에 대한 막대한 지원이 아닌, 석유, 석탄 등을 포함한 에너지섹터 전반을 활성화하겠다고 했으니 원유 채굴산업부터 온기가 돌 것이다. 군사방위와 인프라는 힐러리와 트럼프 모두가 대규모 투자를 하겠다고 장담한 섹터다.
하지만 베런의 기사는 미국 기업들에게 해당되는 것이고 우리는 또 다르다.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라서 당장 보호무역에 대한 걱정이 크다. 한미 FTA 재협상에 들어가면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석유화학, 철강, 섬유 등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국의 외환시장 개입을 통한 간접지원도 체크하겠다고 했으니 원화 약세 상황을 만들기도 어려울 것이다. 또 태양광,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기업들의 주가도 대선 직후부터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인프라와 국방, 제약, 에너지 관련주는 상대적으로 분위기가 좋은 편이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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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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