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invest > wise investor > 2016.12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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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완 타이거자산운용투자자문 대표
‘숏’해야 하는 시장…사모펀드로 투자해야
 
평행선 위에 피어날 꽃봉오리 찾기
 

공모펀드는 죽어 가는데 사모펀드로는 돈이 몰린다. 투자자문사들이 사모펀드를 취급하겠다며 전문 운용사로 전환하는가 하면, 새로이 설립된 회사들도 많다. 타이거자산운용투자자문도 그중 한 곳이다.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벌써부터 폐업이 나오고 있는 시장에서 돋보이는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성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있었다.

모펀드 붐이다. 지난해 10월 정부가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들의 진입 문턱을 허가제에서 등록제로 낮춰준 덕분이다. 운용사 숫자도 크게 늘어 올 들어서만 60개사가 간판을 달았다. 타이거자산운용투자자문사(이하 타이거)도 그중 한 곳이다. 에셋디자인투자자문 공동대표에서 홀로서기한 이재완 대표가 2013년 12월에 투자자문사를 설립했으며 올해 1월에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로 등록했다.

     
 

이 재 완

•고려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고려대학교 가치투자연구회(RISK) 공동설립
•리딩투자증권 자기자본투자금 운용
•에셋디자인투자자문 공동대표
•타이거투자자문 대표
•타이거자산운용투자자문으로 사명 변경

 
     



수익률로 입소문

타이거는 자문사 시절의 주업이었던 일임투자와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 등록 후 출시한 사모펀드를 함께 운용하고 있다. 사모펀드는 5호까지 출시됐으며 현재 4호와 5호 투자자를 모집 중이다. 10월 18일 기준으로 총 운용자산은 일임자산이 810억 원(개인 695억 원, 일반법인 115억 원), 전문사모펀드 자금이 521억 원(기관 40억 원), 더해서 1331억 원이다.
“회사를 세울 때만 해도 3년 안에 500억 원을 모으는 것이 목표였다. 지금 1300억 원 넘는 돈을 운용하고 있으니까 일단은 안착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따로 마케팅에 공을 들인 것도 아니고 예전 회사의 고객을 데리고 나온 것도 아니라는데 어떻게 단기간에 그의 기대를 넘어서는 돈이 모일 수 있었을까?

예상보다 빨리 자리를 잡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입소문이 있다. 당연하게도 투자성과에 관한 것이었다. 이 대표의 말을 빌리면 이랬다. 에셋디자인투자자문 시절, 투자한 종목들이 지지부진했다. 좋은 종목이라고 판단해서 매수했지만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와중에 여차저차해서 퇴사하고 새 회사를 세운 것이다. 회사는 달라도 같은 사람이 같은 방식으로 운용을 하니 투자종목도 거의 비슷할밖에. 그런데 그토록 애먹이던 그의 종목들이 2014년, 2015년에야 ‘터진’ 것이다. 2014년 4월 타이거가 금감원에 등록된 날부터 산출한 수익률(고객 순자산 대비 기준가)은 2015년 7월 초에 80%를 넘어섰다.
이 독보적인 성과가 업계에 소문이 났고 증권사, 은행 PB들의 추천을 받은 고객들이 모여든 것이다.


“고객수익률에 목숨줄 달렸다”
하지만 올해 투자성과는 좋지 않다고 한다. 1년여 전 인터뷰를 요청했을 때는 회사에 인력이 부족해 너무 바빠서 짬이 안 난다며 거절했는데, 이번엔 성과가 나쁘다며 또 고사하는 것을 설득한 터였다.
그런데 막상 수익률 차트를 보니 ‘성과가 나쁘다’는 기준이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과는 달랐다. 이 대표가 내민 자료에는 투자수익률이 80% 선을 넘어서며 고점을 찍었던 2015년 7월 이후 크게 한번 꺾여 60% 밑으로 하락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그 뒤로 천천히 회복하면서 지금은 다시 80% 언저리에 도달한 상황이었다. 더구나 비교지수로 삼고 있는 코스피는 같은 기간 여전히 횡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시장보다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것은 틀림없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아니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다른 투자자는 몰라도 우리는 그러면 안 된다. 주식투자로 사업을 하는 것인데. 시황, 시기와 상관없이 성과가 좋아야 한다. 돌아보면 그때(2015년 7월 고점에서 하락 반전할 당시) 더 잘할 수 있었는데 하던 대로 하지 않고 버블을 기대했다. 욕심을 냈다. 애초 계획대로 팔았다면 20%p 빠질 것을 -10%에서 방어했을 것이고, 그러면 지금 성과는 훨씬 더 좋았을 것이다.”
있는 사람이 더 한다더니, 그는 타이거가 수익률로 상위 10% 안에 들어가는데도 만족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남들이 못해서지 내가 잘해서가 아니라는 것이다.
마이너스 수익률이라도 벤치마크만 넘어서면 일단 한숨 돌릴 많은 펀드매니저들이 기분 상할 말만 골라 하는 사정이 있었다. 회사의 존립이 그 수익률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타이거는 고객에게 운용보수를 따로 받지 않는다. 공모펀드에도 운용보수가 있고 일반적으로 투자자문사의 일임투자는 그보다 높은 보수율을 책정하지만, 타이거는 오직 성과보수만 받는다. 일임투자는 수익률 5%를 초과한 이익금의 20%이고, 사모펀드는 이익금의 15%다. 그러니까 고객 계좌에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으면 회사 수입도 없는 것이다.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나면 직원 월급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자, 회사 자본금을 깨서 지급해야 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러니 “고객의 수익률에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행히 타이거는 설립연도부터 지금까지 매년 흑자를 기록 중이다. 성과가 좋다는 뜻이다. 고객자금이 모이면서 사세도 커져 처음 이 대표를 포함해 3명이었던 직원 수는 13명이 됐다.



칼날 잡고 하는 투자지만 필요하다
이 대표는 예전부터 사모펀드 운용에 관심이 컸다고 한다. 사모펀드의 보수체계가 회사에 더 유리해서가 아니다. 시장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일임투자는 주식을 매수하고 매수한 주식을 매도하는 롱(long) 투자밖에 할 수 없지만, 사모펀드 안에서는 주가하락에 투자하는 숏(short)도 가능하고 상장주식 외의 다양한 자산에도 투자할 수 있어 운신의 폭이 넓다.

“시장이 숏을 칠 수밖에 없는 시장이다. 그렇다고 시장이 하락할 것 같다고 보는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는 롱을 해야 의미 있는 수익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롱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숏, 메자닌, IPO 투자 등이 필요하다. 숏으로 추가 수익을 얻겠다는 것이 아니다. 롱 전략은 위로 열려 있으면서 최악의 경우라도 -100%인 구조다. 숏은 최대 이익은 100%로 제한되면서 하방이 열려있다. 칼의 손잡이가 아니라 칼날을 잡고 하는 위험한 투자다. 그래서 내부 운용 규정엔 100%까지도 숏을 칠 수 있게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전체의 30% 비중을 넘기지 않으려고 한다.”
그 외에도 해외주식과 장외주식에도 투자할 수 있지만, 종합과세 문제 때문에 지금은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유로 이 대표는 일임투자에 돈을 맡긴 고객들을 사모펀드(멀티전략 헤지펀드) 쪽으로 돌리려고 노력 중이라는데, 고객들이 잘 움직이려 들지 않는 모양이다. 1년 단위로 갱신하는 형태로 사모펀드를 만들었다고 하니까 첫 갱신 시점이 돌아오는 내년 3월이면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평행선 위에 피는 꽃
앞서 언급했지만 이 대표는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비관적인 것까지는 아니지만 시장 자체에 대한 기대감은 없어 보였다. 그는 시장을 평행선이라고 놓고 투자를 한다고 설명했다.
“돈을 풀어도 시장은 좋아지지 않을 것이다. 그냥 평행선 위에서 초과수익을 내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평행선 위에서 드물게 피어나는 꽃을 따려는 것이다. 꽃봉오리를 맺을 수 있는 새싹에 투자하는 것. 갈수록 꽃송이는 줄어들겠지만 개중엔 큰 꽃도 나올 것이다.”
이 대표가 예상하는, 평생선 위에서 꽃봉오리를 터뜨릴 섹터는 무엇일까. 그는 제약·바이오, 인공지능을 꼽았다.

김창경 기자 ckkim@fntimes.com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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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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