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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alth Column
가지 않는 길을 가야 한다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무엇일까? 그리고 그 빈도는 얼마나 될까? 한 연구기관에 따르면 영어권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정관사 ‘the’이다. 전체 문서의 7% 정도를 차지한다고 한다. 두 번째는 ‘of’로 3.5% 남짓되며, 세 번째로 많이 사용되는 단어는 ‘and’, 그 다음은 ‘to’이다. 그런데 이들 사용빈도수가 높은 단어들 사이에는 ‘지프의 법칙’(Zipf’s law)이라는 것이 존재한다고 한다.

지프의 법칙은 미국의 언어학자인 조지 킹슬리 지프(George K. Zipf)가 발견한 수학적 통계를 바탕으로 한 경험적 법칙으로, “모든 단어의 사용빈도는 해당 단어의 순위에 반비례한다”는 법칙이다. 쉽게 설명해서 가장 사용빈도가 높은 단어는 두 번째 자주 쓰이는 단어보다 두 배 많이 쓰이며, 세 번째 많이 쓰이는 단어보다 세 배 많이 사용된다는 것. 실제 스페인 바르셀로나 주립대학의 수학연구소에서 3만 1,075권의 영어문헌을 대상으로 검증한 결과, 그 유의성이 검증된 바 있다.

지프의 법칙과 같이 순위의 크기에 반비례하는 함수를 수학에서는 멱함수(冪函數, Power Law) 혹은 ‘베키의 법칙’(Becky’s Law)이라고 한다. 이런 지프의 법칙은 단어사용 빈도의 순위뿐 아니라, 성씨 분포, 도시인구의 분포, 소득 분포 신문·웹사이트의 구독자 수 등에서도 관찰되는 재미난 법칙이다.

예를 들어 미국 대도시의 인구 분포를 보면, 제일 큰 도시인 뉴욕의 인구가 817만명이다. 그런데 두 번째 큰 도시인 LA는 379만명으로 대략 1/2 수준이며, 세 번째 도시인 시카고는 269만명으로 뉴욕인구의 정확히 1/3이며, 네 번째 도시인 휴스턴은 210만명으로 뉴욕의 1/4 수준으로 딱 떨어진다(2010년 인구 기준).

그런데 지프의 법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단어 the, of, and, to 등은 소위 ‘불용어’(不用語) 라고 불린다. 불용어란 단어검색을 할 때 검색용어로 사용하지 않는 단어, 즉 관사, 전치사, 조사, 접속사 등 의미가 없는 단어를 말한다. 다시 말해 세상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단어의 대부분은 ‘쓸모 없는’(?) 혹은 ‘의미 없는’ 단어라는 것이다. 많이 사용된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나이가 들수록 유동화가 어려운 부동산보다는 금융자산이 훨씬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60대 이상 자산구조는 실물자산이 82%나 된다. 금융자산이 20%가 채 안 되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의 평균적 금융자산이 70%인 것과 크게 대조된다. 정기예금 금리가 1%대인 절대 저금리 시대에는 세금 떼고,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사실상 남는 게 거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형 자산의 비중은 20%대에 머물고 있다. 몰라서 합리적 선택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다.
저성장국면의 국내 금융시장에서 고수익을 올리기는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합리적인 투자자라면 해외자산으로 투자의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국내 펀드시장에서 해외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7% 수준에 머물고 있다. ‘잃어버린 20년’을 겪은 일본의 펀드투자자들의 해외자산 비중이 75% 수준인 것과 비교해 보면 4배 이상 큰 차이가 난다.

세상은 생각보다 합리적이지 않다. 많은 사람들이 서 있는 곳이 늘 축복의 땅이 아니며, 많은 사람들이 가는 길이 늘 올바른 길도 아니다. 지프의 법칙에서 보았듯이 많이 사용된다고 중요한 것이 아니다. 어쩌면 의미가 없거나 때로는 쓸모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프로스트는 ‘가지 않은’ 길을 회한을 담아 노래했지만, 많은 사람들이 ‘가지 않는’ 그 길에 꽃 길이 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그 길이 내 인생을 바꿔 놓는 길이 될 수 있다.


이 윤 학
100세시대연구소 소장

 

 


 

 

편집국 기자 admin@fntimes.com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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