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culture > 주요기사 > 2018.05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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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유선의 육아수업
자녀 건강을 챙기는 평생 프로젝트
 

겨우내 꽁꽁 얼었던 땅이 녹고 볼을 에는 매서운 찬바람 대신 살랑 바람이 불며 알록달록 향기로운 꽃이 만발하면 아이들은 가벼운 옷차림으로 마음껏 달리고 싶어진다. 하지만 이제 부모들은 이 좋은 계절에 더 이상 자녀를 밖으로 내보내지 않는다. 미세먼지, 황사로 뒤덮인 대기 속에서의 야외 활동은 되레 자녀의 건강을 해치는 일이기 때문이다. 파란 하늘보다 잿빛 하늘에 익숙해져 가는 자녀들이 그 어느 때보다 안쓰럽다. 학교를 갈 때에도 미세먼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답답하게 숨 쉬며 걷는 자녀들의 미래 환경이 심히 걱정된다.

자전거 타기의 생활화로 공기의 질부터 다른 네덜란드
바람이 많이 부는 풍차의 나라 네덜란드 공기의 질은 우리와 다르다. 맑은 날이면 하늘은 쨍 하게 파란색이고 눈이 부시도록 환한 햇빛이 세상을 구석구석 밝게 비춘다. 흐린 날에도 콧속으로 들어오는 공기는 향기롭다. 전 국토가 풀과 꽃으로 뒤덮인 낙농국가답게 그 청량하고 깨끗한 공기로 숨을 쉴 때면 좀 과장을 보태 폐 속까지 청소가 되는 느낌이다. 그 뿐 아니다. 도로에는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5키로, 10키로 정도 거리는 ‘당연히’ 자전거를 이용해 다닌다. 어린 학생부터 나이 지긋한 노인들까지 모두 자전거를 이용한다. 자전거 도로가 잘 돼있음은 말할 것도 없고, 자전거 도로를 질주하는 자전거는 교통 법규상으로도 가장 보호받고 우대받는 대상이다.

이렇게 대기오염이 없는 나라 네덜란드 아이들은 어떻게 건강을 유지할까. 대부분의 네덜란드 청소년들은 남녀를 불문하고 키가 훤칠하게 크고 체격도 건장하다. 물론 유전적인 요인도 무시하지 못하겠지만, 불과 삼십 년 전만 해도 네덜란드 사람들은 이 정도로 키가 큰 민족이 아니었다. 무언가 후천적인 요인이 있었던 셈이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자전거와 치즈를 그 이유로 꼽는다. 그들은 걸음마를 떼면서부터 자전거를 탄다. 세 살 남짓 된 아이가 자기 키보다 큰 바퀴가 달린 자전거에 겁 없이 쓱 올라탄 뒤 페달을 힘차게 밟는 일은 예사다. 네덜란드 가정은 예외 없이 자녀에게 ‘자전거 조기교육’을 실시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가족이 다 같이 자전거를 타고 다닌다. 외식을 갈 때나, 학교에 갈 때나, 쇼핑을 갈 때나 말이다. 공기도 좋고 자전거 도로가 완벽히 구비된 나라 네덜란드에서는 어디를 가더라도 웬만한 거리는 자전거로 이동한다. 강한 폭풍우가 아닌 다음에야 비가 와도 바람이 불어도 아랑곳 않고 자전거를 탄다. 인구 1,800만명의 네덜란드에 자전거 수는 2,000만대가 넘는다고 하니 인구보다 자전거 수가 더 많다.

네덜란드 사람들은 어릴 때부터 이렇게 부모와 함께 자전거를 타면서 성장한다. 아침 먹고 학교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오후에 친구들을 만나러 갈 때도 자전거로 가며, 저녁 먹고 난 뒤 자전거를 타고 동네 한 바퀴를 돈다. 네덜란드 인기 스포츠인 필드하키를 하러 갈 때도 긴 스틱을 어깨에 멘 다음 자전거를 타고 필드로 향한다.
자전거가 필수품목인 네덜란드에는 당연히 차량 배기가스 문제가 덜 심각하다. 또 환경오염 감소뿐 아니라 스스로에게 돌아오는 이점도 많다. 그 중 하나는 단연 자녀의 키가 쑥쑥 자란다는 것이다.


운동마저 체육 성적을 위한
도구가 되는 한국의 아이들

자전거를 타고 다닐 환경이 아니다. 공기도 탁할 뿐 아니라 자전거 도로가 제대로 구비돼 있지 않아서 위험천만이다. 그나마 자전거 도로를 찾더라도 씽씽 경주하듯 달려가는 어른들이 많아서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은 불안하고 엄두가 나지 않는다.
게다가 부모도 함께 자전거 일상을 즐겨야 하는데, 그러기엔 생활이 너무 바쁘고 정작 본인들은 자전거에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저런 핑계로 인해 아이들은 초등학교 입학과 동시에 학원을 전전한다. 한창 뛰어 놀고 몸과 마음이 쑥쑥 성장해야 할 시기에 하루 서너 시간씩 학원 형광등 아래에서 열심히 공부에 매진한다. 미세먼지가 지금 같지 않던 과거부터 변하지 않는 모습이다. 비만 아동의 수가 늘어나고, 마음이 병들어 정신과 상담을 받는 아이들도 부지기수다.
좀 더 절망적인 건 비록 애써 시간 내 운동을 하더라도 체육 성적을 잘 받기 위해서 줄넘기 레슨을 받는 식으로 운동과 가시적인 성과를 연계시키는 빈도가 잦다는 사실이다. 그저 아무 부담 없이 아이들이 마음껏 뛰고 소리 지르며 에너지를 발산하고 깔깔 웃을 수 있는 운동시간은 점점 희소해진다. 지금 이대로는 도저히 건강한 환경이라고 말하기 어렵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부모들은 자녀의 건강을 생각하며 주위환기를 한번 해볼 필요가 있다. 내 자녀는 하루에 몇 시간, 아니 몇 분 정도 운동을 하는가. 학업성적과 연관된 체육레슨 말고 순수하게 운동을 위한 운동을 말이다. 어릴 때부터 차곡차곡 다진 체력은 자녀가 입시 공부를 할 때도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평생의 자산이다. 건강을 잃으면 다 잃듯, 자녀가 어릴 때 신경 써줘야 할 점이 강한 체력이다.

하루 30분,
우리 아이의 건강한 시간을 챙기자

네덜란드의 어린 자녀를 둔 부모들이 꼭 챙기는 건 자녀가 두 세 개의 스포츠를 하면서 성장하는 환경이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수영이다. 예부터 물난리가 잦았던 네덜란드에서는 생존수영이 필수다. 대부분의 네덜란드 국민들은 수영을 배우며 자란다. 신발과 옷을 그대로 착용한 채 하는 생존수영에서는 본인의 목숨을 지키는 것과 더불어 익사위기에 있는 사람을 구조하는 기술까지 익힌다.

또한 네덜란드 사람들의 축구 사랑은 남다르다. 동네마다 축구클럽이 있어서 남자 아이 여자 아이 할 것 없이 학교 끝나면 축구장으로 향한다. 2002년 월드컵의 감동을 안겨준 히딩크 축구감독도 네덜란드 사람이다.
이 외에도 필드하키, 스케이팅, 승마 등 네덜란드 아이들은 여러 가지 스포츠를 접하며 자란다. 학교나 동네클럽에서는 부모와 선생님들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무료로 아이들의 스포츠 활동을 보조하는 경우도 많다. 레슨비가 너무 부담이 돼서 스포츠를 접하지 못하는 경우는 없다.

미세먼지 없는 청명한 날, 학교에서 돌아온 자녀와 함께 밖에 나가서 마음껏 소리치며 뛰어 놀아야 한다. 그 빈도가 많을수록 자녀의 몸과 마음은 강인해질 것이다. 텅 비어 있는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서 내 자녀가 신나게 놀이기구를 탐색하고 층간소음 의식하지 않고 뛸 수 있도록 건강한 시간을 챙겨주자. 하루 30분의 놀이는 자녀의 30년 미래를 건강하게 만들어 줄 초석이 될 것이다.

 

편집국 기자 admin@fntimes.com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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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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