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culture > 주요기사 > 2018.06월호
  • 목차보기
  • 인쇄하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미투데이
크게 작게

news

Culture
해변 바위 위의 고고한 ‘부채바위 송’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 오호리 송지호 해수욕장과 오호항 사이 암석해안에는 기묘한 바위가 하나 있다. 부채모형을 띠고 있어 ‘부채바위’라 불리기도 하는 ‘서낭바위(城隍岩)’가 그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이 바위 위에 소나무 한 그루가 서 있기에 ‘부채바위 송’ 이라 칭했다. 서낭바위는 암석 마그마가 뚫고 들어가 만들어진 것으로, 이 일대는 기존 암석인 화강암과 규장암질 마그마로 새롭게 만들어진 규장암이 어우러져 독특한 장관을 만들어낸다.

기이한 화산암석에 자리한 소나무 한 그루가 빚은 절경
송지호 해수욕장 남쪽마을 광장 주차장에서 철조망이 둘러쳐진 해변의 조그마한 동산을 넘으면 바로 파도가 넘실거리는 동해 바닷가에 부채바위가 기다리고 있다. 첫눈에 부채바위의 신기함에 놀라 숨을 멈추고 한동안 바라봤는데, 볼수록 신비롭기 그지없었다.

하지만 이런 신의 조화 혹은 자연의 변모에 의한 기이한 바위보다 더 필자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바위 꼭대기에 앙증맞게 자리한 분재형 소나무 한 그루였다. 돌맹이 하나 얹어놓기도 비좁은 공간에 솔씨가 움트고 자라 의젓함을 뽐내고 있는 모습이라니. 모진 풍파와 혹한을 견디느라 위로는 자라지 못하고, 타원형으로 파란수세를 자랑하는 이 나무가 참으로 놀랍고 신기했다.

벼랑 끝 바위 위 흙 한줌 없는 곳에 뿌리내리고, 세월을 버팀목으로 무언의 교훈을 던지는 저 여리고 푸른 소나무의 의지와 고결함에 잠시 숙연해졌다.

부채바위 조금 떨어진 산비탈에는 이곳 주민들이 자연에 대한 예를 드리며 기도했을 서낭당 흔적도 엿볼 수 있었다.
부채바위 주변은 영겁의 세월 세찬파도에 깎여 마모된 기형색색의 크고 작은 바위군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어느 것 하나 마음 끌리지 않는 것이 없기에 크게 뜬 눈동자를 바삐 굴리며 이색의 해변정취를 만끽했는데, 돌리는 눈길마다 들어오는 탁 트인 바다 물결이 긴장하던 마음마저 후련해지게 했다.

인고의 시간을 머금을수록 더욱 고고해지는 소나무의 매력
끝없이 펼쳐진 동해바다 푸른 물결은 지평선 저쪽 파란하늘에 닿아 있다. 날마다 이 성스러운 풍광을 즐기며 영겁의 세월을 지키는 주인공은 바로 ‘부채바위 송’이 아니겠는가?

필자는 높은 바위에서 자라나는 고고한 소나무 모습에 매료되어 힘들어도 자주 험준한 산행과 명산을 탐방하고 있다. 흙 한줌 없고 물 한 방울 없는 바위에서 수백 년 수세를 자랑하며 조금도 궁색함 없이 고고한 자태를 뽐내는 푸른 소나무를 만날 때마다 놀라고 감복했다. 어쩌면 저 소나무가 보여주는 굳건한 삶이 내가 걸어오고 우리 민족이 견뎌온 고난과 고통의 모습을 그대로 담아 보여주는 듯했다. 소나무는 우리 정신, 우리 심성, 우리의 삶에, 그리고 우리 땅에 뿌리내린 우리 문화이며 우리의 혼이기도 하다.

이곳 부채바위를 촬영하는 데는 군사보호구역이라 어려움도 따른다. 일몰 후는 문이 굳게 닫히기에 일출 후에야 통행이 가능하다.

머지않아 철조망도 사라지고 일출 일몰 시 붉은 햇살로 분장한 순결의 아름다운 ‘부채바위 송’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는 날을 기대해본다.

 
 


사진작가|김휘동
•약력
- 경북 안동 출신(행정학 박사)
- 경상북도의회 사무처장
- 제 26, 27대 경북 안동시장(민선)
- 국민훈장 동백장

•활동
- 안동 문화예술의전당 청솔사진동우회 회원 및 개인전
- 대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사광회 회원전 4회
- 광주 비엔날레전시관 ‘A&C ART FESTIVAL 2013’ 초대전
- 서울 예술의전당 ‘A&C ART FESTIVAL 2018’ 초대 개인전
- 월간 <山> 사진과 글 기고
- 문예종합 계간지 <시선> 사진과 탐방 글 연재

 

 
 

편집국 기자 admin@fntimes.com 기사더보기
  • 목차보기
  • 인쇄하기
  • 트위터
  • 페이스북
  • 미투데이

vol.152
̹ȣ
PDF
1  ¶α  ü
Ű ⱸ ¶  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