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 realEstate > 주요기사 > 2018.06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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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이슈
고개 드는 미분양·미입주 대란…
깡통주택 공포 실현되나
올해 아파트 44만호 분양, 입주율 70%대 불과
비분양 따른 건설경기 하강 불가피…
“정부 개입은 아직 일러” 의견도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미분양뿐 아니라 미입주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아파트 입주율이 수개월째 70%대에 머물고 있는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많은 하반기로 접어들수록 입주율은 더욱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미분양으로 시작된 건설경기 침체가 건설업부문 취업자 감소로 이어질 것이란 전망도 우세하다. ‘미분양·미입주 포비아’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올해 57개 단지 ‘미분양’
올해 들어 분양한 아파트 10곳 가운데 4곳이 미분양의 고배를 마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5월 7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전국에서 분양한 민영아파트 총 128개 단지 중 41.4%인 53곳이 1순위에서 청약이 마감됐다. 2순위에서 마감된 곳은 18개 단지로 14.1%였다. 나머지 57개 단지(44.5%)는 2순위에서도 미달, 미분양을 냈다.

실제로 경기 김포에서 분양한 ‘김포 한강 금호어울림 2단지’와 ‘동일스위트’, 경기 남양주 별내지구 ‘우미린 2차’ 등이 미분양을 기록했고, 경남 창원과 제주도, 충북 청주, 강원 동해에서도 무더기 미분양이 발생했다. 대부분 공급이 많거나 입지여건이 떨어지는 지역이 미분양됐다. 창원과 청주, 평택 모두 공급 과잉으로 분양 물량을 소화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 받는다.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의 분양시장은 시세차익을 누리는 게 가능한 단지에만 청약통장이 몰려드는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며 “인근에 미분양이 많거나 분양가가 높은 단지는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분양까지는 아니더라도 청약률이 웬만큼 높아서는 안심할 수 없다. 부적격 당첨자의 비율이 적지 않은 데다 변심에 의해 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높은 청약률을 기록한 단지들 중에도 미계약분 추첨에 들어가는 아파트들이 속출하고 있다.

전국 분양아파트 10채 중 3채는 빈 집
올해 아파트 입주물량은 지난 2000년 이후 가장 많은 44만가구에 이른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38만 3,820가구)보다 14.5% 늘었다. 그 중 5~7월은 전국에 전년보다 3.9% 증가한 10만 4,799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다. 특히 수도권 입주 물량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은 5만 9,396가구가 입주를 앞두고 있어 전년보다 30.8% 늘었다. 다만 지방 입주 물량은 4만 5,403가구로 전년보다 18.2%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미입주 공포가 확산되는 분위기다.

5월 이후 아파트 미입주 물량이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이유는 최근 입주율 현황 때문이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아파트 입주율을 조사하고 있는 주택산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 4월 입주 기간이 만료된 분양 단지의 입주율은 76.3%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부터 6개월째 입주율이 70%대에 머물러 있다. 입주 아파트 10가구 중 2.5가구는 빈집으로 남아있다는 의미다. 이런 상황에서 입주 물량이 늘어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전망이다. 전셋값 급락과 역전세난, 깡통 전세에 대한 우려도 크다.

입주율은 조사 당월에 입주 지정기간이 만료되는 분양 단지의 분양 가구 중 입주를 했거나 잔금을 납부한 가구로 계산한다. 여기에는 입주자 모집공고 시 미분양은 제외된다. 말 그대로 아파트 분양을 받은 사람이 입주해야 될 시기에 여러 가지 이유로 입주를 하지 않고 있는 상태를 말한다. 이들은 대부분 잔금 일자를 늦춰 입주를 미루거나 아니면 상황이 급할 경우 아파트를 급매 처분하게 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이 조사한 자료에서는 입주를 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기존 주택의 매각 지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규제로 최근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하락하고 있어 기존 주택 매각 지연으로 인한 미입주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다음으로는 ‘세입자 미확보’ 등이 뒤를 이었다. 대부분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던 사람들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잔금을 치르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 쌓여가는 미분양 ‘공포’…
갈수록 심각성 두드러질 듯

한미분양이 증가하면서 건설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지난 2015년부터 이어진 건설업 호황으로 건설사들이 주택 공급을 늘려왔지만, 시장에서는 이를 소화할 여력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다. 미분양 사태로 대형사보다는 중견·중소 건설사, 수도권보다는 지방 소도시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보고서에서 대규모 미분양 사태와 건설경기 하강국면의 본격적인 진입으로 ▲건설사의 수익성 하락 ▲신규수주 위축에 따른 외형감소 ▲운전자본부담 가중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건설사의 2018년 민간 아파트 분양계획 물량은 약 44만가구로 지난 2015년 분양실적에 근접하고 2016년과 2017년보다 늘어났다. 그러나 건설경기가 침체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실제 분양물량은 이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우세하다.

김미희 한국기업평가 책임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 이후 입주물량이 크게 확대됨에 따라 입주성과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요구된다”며 “입주지연 또는 미입주 현상은 잔금 회수를 지연시켜 건설업체에 운전자본부담을 야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건설경기의 하강이 건설업부문 취업자 감소로 이어져 실업률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18년 한국 경제 수정 전망에서 올해 상반기 실업률이 4.0%, 지난해 하반기(3.3%) 대비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건설투자의 감소로 인한 고용 창출력의 위축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 건설투자가 감소할 경우 경제성장률에서도 하락 압력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 2016년 기준 실질 건설투자는 234조 2,000억원으로 전체 경제성장률 2.8%에서 1.6%포인트를 기여했다. 이때 건설투자가 지난 10년간의 평균 수준으로 감소한 경우를 가정하면 경제성장률은 2.1%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현대경제연구원은 “건설투자는 주택시장 위축, 토목수주 급감, 정부의 규제 정책 등의 영향으로 경기 침체 국면으로 진입되고 있다”며 “건설경기 둔화로 건설업부문 취업자가 감소해 실업률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에 건설사들은 지방지역의 경기부양을 통한 수요 확대나 기존 주택매각을 돕는 금융지원 등에 정부 차원의 문제해결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아직 정부가 나설 수준은 아니라는 시각이 많다. 주산연은 정도가 심각한 지방의 경우 주택사업자들의 신중한 사업결정과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지만, 아직은 문제 해결을 위해 정부가 직접 개입할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만약 정부가 나서게 된다면 수분양자들이 기존 주택을 처분하고 입주할 수 있도록 돕는 금융지원이나, 미분양 가구를 분양 받는 수요자에게 조세감면 등을 해주는 방안 등이 적용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태섭 주산연 선임연구위원은 “지역에 따라 미입주·미분양 문제가 심각한 지역은 우선적으로 조치를 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과거 글로벌금융위기 때처럼 미분양 가구가 10만가구 이상을 웃돌기 시작할 때 정부가 개입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김성욱 기자  기사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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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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