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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썩이는 재개발·재건축(상) - 강남] 윤석열표 규제완화 기대감 매물 회수·신고가 속출

“조금 기다리면 집값 올라요” 공인중개업소 이구동성
35층 룰 폐지 등 한강변 아파트 중심 집값 폭등 불가피

▲ 송파구 신천동 소재 한 아파트단지 전경. 사진 = 장호성 기자

“작년부터 집값이 떨어진다고들 하는데 제가 알기론 이 근처는 잘 안 떨어졌거든요? 그러던 게 요새는 매물도 거의 안 나온다고 보시면 됩니다.”

청담동 소재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의 말이다. 지난해 말 정부의 가계대출 규제 정책과 금리인상기 도래에 대한 부담감이 겹치며 수도권 집값은 서서히 하향 조정국면을 나타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강남의 주요 재건축·재개발 단지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은 여전했고, 결국 3월 4주 기준 강남과 서초의 집값은 불과 두달 만에 상승 전환했다.

반포동 소재 공인중개업소에서도 비슷한 답변이 돌아왔다. 반포동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집주인 분들도 규제가 완화되고 재개발이 들어서면 집값이 다시 오를 거라고 믿으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라며, “있는 매물도 회수해서 시장 추이를 지켜본다는 분들이 많고, 저희도 그런 식으로 안내를 드리고 있다”고 말했다.

잠실 송파구 소재 C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역시 “지금까지 4년을 견뎠는데 1년 더 못 기다리겠냐는 집주인 분들이 많으시다”며, “새 정부가 들어서고 세금 부담이 줄면 집값이 오를 때까지 버틸 수 있게 되고, 그 다음에 오세훈 시장이 35층 룰 폐지 등을 실현시킨다면 이 근처 집값이 그야말로 억 단위로 뛰지 않겠나. 한강변에 집 가진 사람만 노난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불패’에 대한 기대감은 이미 올해 1월에도 통계로 나타났다. 분양 평가 전문회사 리얼하우스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1월 강남구는 거래량의 56.6%, 서초구는 38%, 강동구 25.5%, 송파구 28.3%가 기존 최고 거래가격보다 높은 가격에 매매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강남구 최고가 경신비율은 2021(57.1%) 2020년(56.4%)과 비슷했다.

최근 고강도 대출규제와 주택시장 침체로 인해 강남 4구의 1월 거래량은 2021년(1189건)의 1/6수준인 203건으로 줄었다. 그러나 기존 거래보다 가격이 떨어진 거래는 88건이다.

또한 초고가 아파트의 신고가는 큰 폭으로 상승하기도 했다.

‘압구정동 현대1차’ 아파트 전용 196㎡형은 기존 64억원보다 16억원 높은 80억에 거래됐고,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168㎡형 또한 60억에 거래되며 최고가를 10억5천만원 높였다.

주택 시장이 얼어붙어 거래량이 줄었으나 체결된 거래들은 가격 하락보다 보합·상승이 많았다.

강남 4구 중 하락 거래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곳은 송파구가 유일했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124㎡형은 작년 12월보다 5억원이 떨어진 30억원에 거래됐고,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84.9㎡형은 21억6400만원에 거래돼 작년 10월보다 3억5600만원 하락했다.

윤석열-오세훈 부동산 규제완화 한 움직임, 일각서는 집값 자극 우려도


윤석열 캠프에서는 2022년 주택 공시가격을 2020년 수준으로 환원하고, 종합부동산세와 재산세를 통합해 세부담 완화 조치에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공정시장가액 비율을 현 수준인 95%로 동결하고, 1주택자의 세율을 문재인정부 이전 수준까지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율 적용을 한시적으로 최대 2년간 배제, 다주택자의 보유 주택 매물이 나올 수 있도록 촉진한다는 공약도 포함됐다.

1주택자의 취득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취득세율 단일화 혹은 세율 적용구간 단순화 등의 방안과 더불어, 조정지역 2주택 이상에 대한 과도한 누진세율을 완화하겠다는 내용 또한 공약집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같은 방안을 실천하기 위해 정부 출범 즉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고 덧붙였다.

윤석열정부가 들어선 뒤 양도세·취득세 감면 등이 실현된다면 과도한 부동산세제로 인해 잠겨있던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서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공시가격 현실화 속도가 늦춰지면서 보유세 상승 속도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또한 서울시는 최근 서울 전역에 일률적·정량적으로 적용됐던 ‘35층 높이기준’을 삭제하고, 유연하고 정성적인 ‘스카이라인 가이드라인’으로 전환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구체적인 층수는 개별 정비계획에 대한 위원회 심의에서 지역 여건을 고려하여 결정함으로써 다양한 스카이라인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당시 제정된 ‘35층 룰’은 제3종 일반주거지역은 35층 이하로, 한강 수변 연접부는 15층 이하로 층고를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35층 규제의 목적은 초고층 건물이 일조·조망을 독점하는 걸 막고 도시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마련됐다. 섣부른 높이규제 완화가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었다.

시는 35층 높이 기준이 없어진다고 해도 건물의 용적률이 상향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동일한 밀도(연면적·용적률) 하에서 높고 낮은 건물들이 조화롭게 배치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집값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오세훈 시장을 “교통, 환경 부하 등 염려는 없고 부동산 가격을 자극한다는 것도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오 시장은 기자설명회에서 “높이 제한 폐지가 부동산 가격을 자극한다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며 “용적률이 변화하는 것이 아니기에 토지 이용 효율이 과거보다 높아진다는 것을 전제로 가격이 올라가는 일은 벌어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양도세나 취득세 등 거래 관련 세금 완화로 매물을 유도하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투기 방지를 위해서는 보유세 강화 등 일부 세제는 남겨둬야 할 필요성도 있다”고 지적하며, “1주택자 취득세 등의 정상화는 그대로 가져가되, 장기적인 다주택자에 대한 세제는 일부 중과세 제도를 가져가야 조세 형평성이 유지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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