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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트렌드, ESG 금융상품 전성시대 (1)] ESG 금융·투자상품 인기 훨훨

  • 웰스매니지먼트 Vol.198
  • 입력 : 2022-05-31 17:20
  • 수정 : 2022-06-08 17:27

예금서 대출·채권·펀드·파생상품으로 확산
글로벌 규제강화에 대응...금융테마의 대세

[한국금융신문 홍기영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가 기업과 금융·투자상품 평가에서 핵심적인 기준으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의 ESG 관련 금융상품 개발이 예금·대출·채권·펀드·파생상품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국 금융 미디어, 블룸버그 보도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ESG 금융상품 시장 규모는 53조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10년 전인 2016년의 23조달러 대비 2배가 넘는 수치다. 개인과 기업, 정부 등 경제 주체의 관심이 ESG에 쏠리면서 상품 규모 면에서나 다양성에서나 ESG 금융상품의 깊이와 넓이가 한층 심화하는 양상이다.

금융회사들은 글로벌 이슈로 떠오른 ESG 신드롬에 적극 대응하면서 개인과 기업고객 만족을 통한 수익성 확보에 열을 올린다.

ESG 금융상품 뉴 트렌드

2021년 한국 정부의 ‘2050 탄소중립을 위한 기후금융지지 선언’ 이후 많은 금융기관들이 ESG 예금, 대출 상품을 대거 내놓았고 녹색 채권을 포함한 ESG 채권 발행도 크게 증가했다. 주식형 ESG 펀드 설정액도 뚜렷한 증가세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금융회사의 ESG 금융 전체규모는 2021년 6월 말 현재 53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의 ‘한국 ESG금융백서’에 따르면 ESG 투자는 212조원으로 가장 많았고, ESG 대출은 204조원, ESG 채권은 63조원, ESG 금융상품(예·적금, 보험, 펀드)은 52조원으로 각각 파악됐다.

금융회사는 지주사를 중심으로 ESG 목표를 세우고 차별화된 ESG 금융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한금융이 2023년 92조 7,000억원의 목표를 세운 가운데 5대 금융지주가 2030년까지 달성하려는 ESG 금융지원 목표는 300조원을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ESG 저축상품이 봇물 터지듯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 은행들은 개인 차원에서 일정 수준 이상 ESG 활동을 하는 경우 예금 금리를 올려주는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만보 걷기에 나서거나 대중교통 이용을 실천하는 고객의 활동을 스마트폰 앱을 이용해 점검하면서 목표를 달성하는 ESG 예·적금 가입 고객에게 금리우대 혜택을 제공하는 금융회사가 늘어난다. 보험상품도 마찬가지다.

교통법규를 잘 지켜 교통사고가 날 확률이 낮은 자동차보험 가입자에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것처럼 건강관리를 위한 달리기와 같이 매일 책임 있는 행동을 하는 가입자에게 혜택을 제공하는 ESG 보험 상품도 등장했다.

은행들이 취급하는 ESG 대출은 ESG 평가수준이 양호한 기업에게 금리우대 혜택을 부여한다. 지속가능연계대출(Sustainability-Linked Loan)은 기업 대출시 ESG 목표에 우대 조건을 연동시키는 대출 상품이다.

글로벌 대형은행은 국제간 대규모 신디케이트 론(협조융자)을 공여한 뒤 발행기업의 ESG 목표를 실적과 연계해 대출이자를 적용한다. ESG 목표에 연계되는 대출상품은 아니지만 평가 시점 기업의 ESG 활동 수준을 평가해서 적용 금리를 차별화하는 ESG 대출 상품도 활성화하고 있다.

자산운용사 ESG 투자전략

금융회사의 ESG 투자전략은 ESG 평가 기반으로 옥석을 가리는 포지티브 스크리닝과 투자 배제 및 제한 대상을 정해 자산을 운용하는 네거티브 스크리닝으로 나뉜다.

먼저 테마투자, 임팩트 투자, 베스트 인클래스 투자 등으로 불리는 포지티브 스크리닝은 적극적으로 투자대상 기업의 ESG 활동을 평가해 ESG 평가 결과가 우수한 기업체, 펀드, 부동산, 프로젝트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신재생에너지, 그린빌딩, 저탄소 신성장 프로젝트 등이 대표적인 투자 테마로 꼽힌다. 이를 위해서는 ESG 평가, 스트레스 테스트, 기업의 ESG 이슈 모니터링 체계가 필요하다. 네

거티브 스크리닝은 자산 포트폴리오에 ESG 문제가 있거나, 앞으로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공해 유발 기업의 자산 편입을 제한해 ESG 위험을 차단하는 투자전략을 말한다. 대기·수질오염 물질 생산, 탄소 배출이 과도해 환경문제를 낳는 기업들은 투자 배제 대상 블랙리스트에 오른다.

이는 국내외 연기금, 자산운용사 및 보험사들 사이에서 ESG 각 영역별로 문제 기업을 제거하는 방식을 일반적으로 채택하는 투자전략이다.

녹색채권·파생상품도 다양

ESG 관련 채권은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투자자들 사이에 인기를 모은다. 지속가능성연계채권(Sustainability-Linked Bond)은 발행 기업의 ESG 목표에 이자 부담액을 연동시키는 채권이다.

기업의 ESG 성과가 목표에 미달하면 정해진 쿠폰 이자율을 상향 조정하게 된다. ESG 프로젝트 목적만 보고 채권 발행을 허용하는 대신 기업의 ESG 목표와 성과에 대한 엄격한 조건이 붙어 채권이 발행되는 것이다.

ESG 관련 파생상품의 범위도 점점 확대되는 추세다.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에는 상당한 규모의 투자재원 조달과 위험 분산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린 딜의 자금 조달에 기여하면서 신재생에너지, 폐기물 재활용 등 녹색 투자와 관련된 위험을 헤지하는 파생상품이 각광을 받는다. 탄소배출권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파생상품에서부터 전문 기관이 발표하는 ESG 지수를 기반으로 한 선물·옵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파생상품이 개발된다.

또한 ESG 관련 신용파생상품(CDS) 및 지속가능연계 파생상품(SLDs)도 속속 등장한다. 도이치방크는 2021년 재생에너지 분야의 기업이 발행한 달러 표시 녹색채권의 환위험 헤지를 위한 파생상품을 ‘녹색헤지’ 상품으로 홍보하며 판매했다. JP모건은 발행 기업이 조달 통화가 아닌 다른 통화로 지불하는 이자가 ESG 목표 달성 여부에 따라 변동하는 통화스왑 상품을 늘려나간다.

ESG 금융과 ‘그린워싱’ 문제

하지만 우수죽순식으로 ESG 금융 활동이 확산하자 부작용도 잇따른다. 겉으로만 번드르르하게 녹색, ESG로 포장해 투자자나 이해관계자 집단을 현혹하는 활동이 활개를 친다. 무늬만 ESG 금융인 셈이다.

펀드운용회사 뱅가드는 ESG 명칭을 붙인 ETF를 판매한 뒤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구글, 애플 등 빅테크 주식에 투자했다는 비판을 듣기도 했다. 이를 돈세탁에 빗대어 친환경 이미지로 세탁하는 그린 워싱(Green Washing), 또는 ESG 워싱(ESG Washing)이라고 한다.

예를 들어 기업이 녹색 프로젝트에 투자하겠다고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리거나 채권을 발행한 뒤 녹색 프로젝트가 아닌 다른 용도로 자금을 전용한다면, 고의로 그린 워싱을 유발한 기업과 녹색 여신을 제공한 금융회사도 여론의 비난과 당국의 제재 조치를 받게 된다.

그래서 금융기관은 ESG 워싱효과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사전에 심사를 통해 무늬만 ESG 탈을 쓴 투자 및 자금조달 활동을 솎아내야 한다. 사후적으로도 지속적인 관리를 통해 기업의 모럴 해저드와 일탈 행동을 제거해야 한다.

국내에서는 대출, 채권, 펀드 등 ESG 금융상품에 대한 인증평가가 시행된다. 그러나 ESG 회계는 엉망이다. 지속가능성에 대한 기업의 성과를 측정할 통일된 기준이 없다. ESG 평가기관마다 기준과 배점이 달라 혼선을 빚는다.

심지어 같은 기업이라도 평가기관에 따라 ESG 평가점수와 등급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경우도 발생한다. 고객은 금융상품 가입, 투자에 앞서 신용도 높은 평가기관이 작성한 ESG 인증서를 확인하고 내용을 따져 볼 필요가 있겠다.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6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홍기영 기자 ky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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