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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연1~2%대 수익률 낮은 퇴직연금, '디폴트 옵션' 날개 달고 상승할 까?

  • 입력 : 2022-06-28 08:32
  • 수정 : 2022-06-28 09:03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걱정이 많다. 이러한 직장인들의 걱정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중요한 노후대책 중 하나가 퇴직연금이다 .하지만 정작 관리돼야 할 퇴직연금은 시간의 핑계와 금융지식의 무지 속에서 방치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도입된 것이 디폴트 옵션(사전지정운영제도)이다.

넛지 이론과 행동경제학

미국·영국·호주·스웨덴 등 대부분의 퇴직연금 선진국은 디폴트 옵션을 운영하고 있다. 디폴트 옵션은 경제적 의사결정에 있어 개인의 심리 현상을 중시하는 행동경제학 이론과 관련이 깊다. 미국 시카고대 교수, 리처드 세일러는 베스트셀러 ‘넛지(Nudge)’의 저자로도 유명하다. 그는 2017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행동경제학의 대가다. 개인이 자율적으로 바람직한 행동을 선택하지 않으면 정부가 넌지시 팔꿈치로 개인의 옆구리를 쿡 찌르듯이 반강제적 제도를 도입해 개인을 행동에 옮기도록 유도하는 게 넛지 이론이다.

리처드 세일러의 권고

세일러의 넛지 이론은 미국 퇴직연금 ‘401K’를 활성화하는데 기여했다. 그는 연금플랜 401K 활성화를 위해 퇴직연금 운용 방식을 디폴트 옵션으로 바꾸라고 미국 정부에 조언했다. 연금 가입자가 별도로 지정하지 않아도 자동으로 상품을 정해 투자하는 방식이다. 근로자가 퇴직연금 운용상품을 고르지 않으면 자동으로 최적의 상품을 자동으로 선택해 연금 자산을 운용하는 것이다. 그의 권고를 받아들여 2006년 미국 정부는 401K에 디폴트 옵션을 도입했다. 미국은 게다가 2009년엔 401K 자동가입제까지 시행했다. 근로자가 가입을 거부하지 않는 한 자동으로 401K에 가입시키는 것이었다. 넛지 효과는 상상 외로 크게 나타났다. 401K 자산 규모는 이후 10년간 두 배로 늘었다. 디폴트 옵션이 넛지의 힘을 발휘한 셈이다.

디폴트 옵션 왜 도입하나

확정기여형 퇴직연금제도(DC형),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는저금리가 지속되는 환경에서도 퇴직연금 적립금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상품으로 운용되어 왔다. 이로 인해 최근 5년간 퇴직연금의 수익률은 1~2%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근로자의 수급권 보장에 저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정부가 7월, 수익률 제고 및 수급권 강화를 목적으로 디폴트 옵션을 시행한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형퇴직연금(DC형), 개인형 퇴직연금제도(IRP)에 가입한 근로자가 구체적인 운용지시를 하지 않고 퇴직연금을 방치하면 사전에 미리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운영하는 제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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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폴트 옵션 범위는

디폴트 옵션으로 운용할 수 있는 금융상품은 정부가 인증한 적격 상품으로 제한된다. 디폴트 옵션의 운용 범위는 △원리금보장형 상품을 비롯해 △MMF △장기 가치상승추구 펀드 △Target Date Fund (TDF) △인프라 펀드 등 다양하다.

• 원리금보장형 상품: 은행 예금 등 투자원금을 보장해주는 상품

• MMF: 안전한 단기 금융상품이나 국채 등에 투자하는 단기금융상품

• 장기가치상승추구 펀드: 분산투자와 주기적 자산분배 통해 장기수익을추구하는 펀드

• Target Date Fund (TDF): 은퇴 연령등 투자 목표 시점에 따라 위험자산 편입 비중을 자동 조정하는펀드

• 인프라 펀드: 국가 정책에 따른 사회 기반시설사업에 투자하는 펀드

디폴트 옵션 도입 후 기대효과는?

디폴트 옵션을 통해 근로자의 퇴직연금이 보다 효율적으로 운영되면 수익률이 향상돼 근로자 노후 소득재원 확충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엄격한 승인 제도와 모니터링 등을 통해 퇴직연금 사업자 간 경쟁을 촉진, 퇴직연금 시장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퇴직연금이 주식시장을 받쳐주고, 이것이 주식시장의 장기 상승으로 이어져 근로자들의 노후를 책임져줄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됐으면 좋겠다.

손지혜 부산은행 사직동금융센터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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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지혜 부산은행 사직동금융센터 P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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