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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2막

[인터뷰] “시니어 모델 활동으로 제 직업과 이름을 되찾았어요”

  • 입력 : 2022-07-13 14:29
  • 수정 : 2022-07-15 09:19

김설 Gain Art 부대표 "걷기 싫던 평발 핸디캡 극복"
"당당하고 멋지게 걸으면 뿌듯하고 자존감 높아져요"

김설 Gain Art 부대표 / 사진= Gai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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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김민정 기자] “100세 시대를 맞아 저는 시니어 모델 활동으로 제 직업과 제 이름을 되찾았어요.”

김설 Gain Art 부대표(61)는 시니어 패션 모델이다. 그는 미술 장식품 사업을 하면서 인테리어 코디네이터로 활동한다. 그는 요즘 지방에서 열리는 패션쇼에 참석하느라 무척 바쁘다. 아침 새벽에 KTX를 타고 대구에서 열리는 패션쇼 행사에 참석하고 당일 귀가하는 강행군을 벌인다. 좋은 음악을 들으며 운동 삼아 바른 자세를 유지하기 위해 취미 삼아 모델 워킹을 시작한 지 어느새 4년 째를 맞았다. 스스로 변화된 모습을 보면서 공식 활동을 해 보라는 권유를 받고 작년부터 본격적인 시니어 모델 활동을 하고 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그를 만나 시니어 모델로서 어떤 보람과 느낌을 갖게 됐는지 들어봤다.

-시니어 패션모델 활동을 하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아이들 키우며 가족들 우선으로 살았던 지난 30년의 일상은 집안에서의 생활 놀이, 예를 들어 집 꾸미고, 요리 배우고, 일어 공부하면서 간간이 미술사 강의도 듣고 힘들다는 생각 없이 생활할 수 있었던 건 남편의 자상한 도움 덕분이었어요. 무슨 일이든 함께 상의하고 협조하는 동갑내기 남편인데…. 아직도 아빠 같은 마음으로 나를 지켜주고 있어요.

-모델 활동을 하면서 많은 변화를 느꼈을 텐데요.

▶제가 능력이 부족해서 주부로만 살았던 것은 아니었는데 시니어 모델 활동을 하면서 느낀 점은, 자신의 능력과는 상관 없이 사회활동을 해왔던 사람들이 더 대접을 받는 느낌이랄까?... 열심히 주부로만 살아 왔던 내 생활이 작아져 보일 때가 가끔 있었어요.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만 이 현실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키고 공정한 평가를 받게 노력하고 싶습니다. 우리 세대는 능력이 부족해서 가정을 지키며 전업주부가 된 것 만은 아니었기 때문이죠. 지금 젊은 세대들이 전업주부를 희망해도 현실 상황이 어려운 것처럼,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들이 전업주부 보다 더 자신에게는 편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제 60대 초반의 나이이니 더 열정를 갖고 제 선택에 충실하고 싶습니다.

김설 부대표는 다양한 패션쇼에 참가하며 시니어 모델 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 Gai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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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로서 신체적인 조건이 있을 것 같은데 본인은 어떤 편인가요?

▶키는 165cm이고 큰 편은 아니에요. 사실 저는 평발이에요. 그래서 걷는 것을 아주 싫어하고 잘 걷지를 못하는 사람이었어요. 주변 500m 거리도 차를 타고 다녔을 정도니까요. 그래서 저는 ‘원래 못 걷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살았죠. 부산 해운대 백사장을 한 바퀴만 걸어도 쓰러질 것 같아 호텔에 들어가 약 먹고 누웠던 경험이 있어요.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시니어 모델 아카데미에 와서 걸음걸이와 자세를 바로잡는 훈련을 했는데 평발은 문제가 되지 않을 정도로 제가 어느 순간 잘 걷고 있더라고요. 체력적으로도 별로 힘들지 않고요. 지금까지 제대로 걷는 방법을 몰라 나를 잘못 알고 있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이젠 걷기를 좋아하게 됐어요. 지금은 한두 시간 정도는 거뜬히 걷습니다. 달라진 제 모습을 보면서 주변 사람들이 많이 놀라고 있지요.

-대부분의 사람은 평소에 좀처럼 걸음걸이를 배울 생각을 하지 않는데요.

▶중년 여성들이 대부분 걷는 것은 일상적인 것이고 이곳에서 저곳으로 움직이는 것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생각해요. 일상에서는 팔자걸음이든 안짱걸음이든 편한 게 최고죠.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마음으로 살죠. 저의 경우는 걸음걸이를 바르게 교정하는 목적에서 워킹을 시작했어요. 그런데, 그 효과는 삶의 여러 곳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어요. 자신이 어떻게 걷는지 의식하게 되고 제대로 걷는지 살펴보고 잘못된 걸음을 바로잡는 과정에서 자신을 돌보고 가꾸며 살게 되는 것 같아요.

-걷는 연습 과정은 얼마나 힘들었나요.

▶평생 해보지도 않던 모델 워킹을 배우고, 걷는 연습을 반복하는 것이 마냥 쉽지는 않았어요. 힘든 줄 모를 만큼 재미있고 에너지가 넘치는 순간을 경험하다 보니 이젠 걷는 것을 즐기게 됐죠. 한 걸음씩 걸을 때마다 “나는 모델이다. 나는 당당하다. 나는 멋지다.” 이렇게 마음 속으로 되뇌다 보면 쑥쓰러운 마음이 사라져요. 한편으로는 너무 재밌고 뿌듯한 마음이 생기며 자존감이 높아지는 계기가 되었죠.

김설 부대표는 오늘 9월 일본 패션쇼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사진= Gain Art

-워킹을 배운 이후 새로운 습관이 생겼다는데.

▶사람을 만나고 헤어질 때 제 모습과 걸음걸이에 신경을 더 쓰게 됐어요. “걸어가는 모습이 얼마나 멋진지 한번 봐봐” 하면서 당당하게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거죠. 실제 마트에서 쇼핑카트를 밀면서 걸을 때에도 워킹하듯이 걷게 돼요. 이게 내 스스로 만족감을, 그리고 다른 사람에겐 좋은 인상을 주더라고요. 화가 나는 일이 있을 때도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워킹을 하면 화가 누그러져요.

-실제 나이에 비해 상당히 젊어 보인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면서요?

▶저를 50대 초반 정도로 남들이 보는 경우가 자주 있는 편이에요. 한 행사장에서 처음 만난 50대 모델이 저를 자신보다 한참 어리다고 보고 반말을 하다가 제 실제 나이를 알고 나서는 깜짝 놀라며 저에게 백배사죄를 했어요.(웃음)

-심리적으로 변화된 긍정적인 효과도 적지 않은 것 같은데요.

▶사람은 걸을 때는 생각도 같이 앞으로 나아간다는 말이 있어요. 행동의 변화는 심리적인 변화로 연결되죠. 자신의 보폭이 넓어진 만큼 저와 제 주변에 대한 이해심도 커지는 것 같아요. 내성적이던 성격도 달라졌어요. 워킹을 제대로 배운 이후부터 외향적인 성격으로 바뀌었어요. 자세가 바로 서면서 마음가짐까지 당당해졌거든요. 모임에서도 주로 다른 사람들 말을 듣는 쪽이었는데 이제는 사람들과 대화하면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리드하는 경우가 많아졌어요.

2022 대구 패션워크 행사에 참가한 김설 부대표. /사진= Gain Art

-올해 패션쇼와 디자이너쇼 참가 등 주요 활동과 계획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정말 숨 가쁘게 오디션과 패션 행사에 참가한 것 같아요. 지난 2월 후원성 영·유아학대근절, 피해 구제를 돕는 기부 공연 렌웨이 참가했어요. 4월 박종철 디자이너 쇼(군산 등)에 출연했고 5월에는 경희대 무용가 출신 김선영 교수님의 지도 하에 <제20대 윤석열대통령 취임기념> 대한민국 문화예술 한마당 공연 무대에 이틀 연속 올랐죠. 그리고 서울과 인천에서 열린 포멀웨어 패션쇼에 참가했어요. 6월에는 연세대 미래교육원 연기모델 심화과정을 수료하였으며, 수료패션쇼 후 오디션도 함께 하여 오는 11월 예정인 '2022년 광주 패션워크'에 합격했죠. 그리고 <제7회 WS 시니어 탑모델선발대회> 오프닝 쇼와 동대문 두산타워 명품핸드백 쇼 (M_PICE)에 참가했습니다. 7월에는 골드클래스 2022년 대구 패션워크 오디션에 합격해서, 디애소미 모피쇼, 프랭커스의 파워워킹 패션쇼, 베르쏘 주얼리 쇼에 출연하게 되었죠. 그리고 오는 9월 일본 패션쇼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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