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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Essay] 신록이 반짝이는 그 숲 속으로의 산책

  • 웰스매니지먼트 Vol.199
  • 입력 : 2022-07-16 00:40
여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7월은 초록의 스펙트럼이 가장 넓은 시기다. 늦둥이 여린 잎은 화사하게 살랑이고, 조숙한 이파리는 짙푸른 녹음을 뽐내기 마련. 때문에 더 더워지기 전에 이 싱그러움을 하루라도 더 많이 누려야 한다는 조급증이 나게 된다.

또 마스크를 벗기가 아직은 조심스럽지만, 숲 속에서만큼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자유롭게 호흡할 수도 있을 터다. 이번 주말은 우리 함께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숲 속을 거닐어보자.

하늘 높이 솟은 하얀 자작나무와 초록빛 잎의 환상의 조화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

우리나라는 국토의 70%가 산림으로 이뤄진 축복받은 땅이다. 서울만 해도 남산, 북한산, 청계산 등 도심 곳곳에 명산이 여럿이고 서울숲, 양재 시민의숲, 각 지역 자연휴양림처럼 가볍게 산책할 수 있는 코스도 제법 많다.

그 중에서도 강원도 인제는 ‘대한민국의 허파’라는 수식어가 어울리게 울창한 원시림과 깊은 계곡, 맑은 물이 흐르는 청정 지역이다.

인제를 처음 찾는 이들 중 아마도 열에 예닐곱은 자작나무숲을 떠올릴 것이다. 한겨울 눈이 소복이 쌓인 설경도 멋지지만 이맘때 하늘 높이 솟은 하얀 자작나무와 싱그러움을 가득 머금은 초록 잎사귀가 어우러진 풍광 또한 마음을 설레게 한다.

인제에는 원대리와 수산리 두 곳에 자작나무숲이 크게 조성돼 있다. 그 중 ‘속삭이는 자작나무숲’이라고도 하는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명성이 자자하다.

높은 키에 새하얀 나무껍질로 둘러싸인 자작나무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시원해진다. 얇은 나무껍질에 편지를 써서 보내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이야기도 어쩐지 사랑스럽고, 자작나무 꽃말이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것도 괜스레 낭만적이다.

138ha 드넓은 땅에 뽀얀 자작나무 70만 그루가 식재돼 있어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환상적이다.

참고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산림청 산하 국유림으로 산불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간에는 입산을 금지하기 때문에 미리 산림청 홈페이지(forest.go.kr)에서 입산 가능 여부를 확인한다. 다행히 8월까지는 월요일과 화요일을 제외하고 입산 가능하다.

•주소: 강원 인제군 인제읍 원남로 760

500년 넘게 이어진 치유의 숲 '포천 국립수목원'

울창한 녹음에 눈이 번쩍 뜨이고 이름도 정겨운 들꽃에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숲이 있다.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이다. 1987년 광릉수목원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국립수목원이 자리한 광릉숲은 1468년 세조의 능림(陵林)으로 지정된 후 550년 동안 생태적으로 잘 보존돼 온 자연림이다.

전 세계 온대 북부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온대 활엽수 극상림을 이루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 종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하다.

크낙새를 비롯한 하늘다람쥐, 장수하늘소 등 천연기념물 20여종이 서식하는데, 2010년에는 생물의 다양성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기도 했다.

방문자센터에서 시작해 전문전시원과 산림박물관, 전나무 숲길, 숲생태관찰로와 육림호로 이어지는 국립수목원의 핫 플레이스는 단연 전나무 숲이다.

1927년 월정사에서 전나무 씨앗을 가져다 키운 묘목이 까마득한 하늘 높이로 자랐다. 피톤치드가 가장 많이 나오는 계절인 여름 한낮에 이 전나무 숲을 걸으면 최고의 삼림욕을 즐길 수 있다.

관람객이 즐겨 찾는 숲생태관찰로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걸을 수 있을만한 데크가 조성된 곳이다. 나뭇잎 사이로 파고드는 숲바람을 느끼며 호젓이 걷기 좋다. 구불구불한 데크를 따라 걷다 마주치는 들꽃 군락은 덤이다.

•주소: 경기 포천시 소흘읍 광릉수목원로 415

끝없이 이어지는 산줄기를 배경으로 인생샷 찰칵 평창 ‘산너미목장’

산너미목장은 2030 캠퍼들에게 ‘차박’ 명소로 급부상한 곳이다. 1983년부터 3대째 이어져 온 친환경 흑염소 목장이 캠핑과 체험 프로그램을 갖춘 관광형 목장으로 탈바꿈되면서 유명해졌다.

산너미목장은 해발 700m 위 20만평에 달하는 규모를 지닌 목장으로, 맑은 날에는 은하수도 볼 수 있을 만큼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품고 있다.

또한, 하루에 최대 40팀만 예약을 받기 때문에 캠퍼들은 청정 목장에서 조용히 강원도의 숲을 즐길 수 있다.

이곳의 최고 볼거리는 청옥산 ‘육십마지기’다. 육백마지기보다 규모가 작다는 뜻에서 지어진 별칭으로, 드넓은 초원 위에 나홀로 소나무인 양달소나무 한 그루가 한 폭의 동양화처럼 굳건히 자리 잡고 있다.

나무는 산너미산장 뒤쪽 산책로를 따라 20~30분 산길 트레킹해야 만날 수 있다. 이곳에 올라서면 끝없이 이어지는 산줄기가 파도처럼 겹겹이 펼쳐지는데, 가만히 산평선(산의 능선을 수평선에 빗댄 말)을 보는 것만으로도 몸과 마음이 치유가 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주소: 강원 평창군 미탄면 산너미길 210 산너미목장

자연 속 숨겨진 비밀 아지트 '하동 지리산 삼성궁'

얼핏 보면 캄보디아 앙코르와트가 아닐까 싶은 하동의 삼성궁은 지리산자락 청암면에 자리한 문화재다. 삼성궁은 환인 환웅 단궁을 모시는 궁이라는 뜻으로 고조선 시대의 소도를 복원해 만들어진 곳이다.

깊은 숲 속 1,500여개의 돌을 쌓아 올린 돌탑 솟대만 봐도 웅장한 기분이 든다. 홍익인간 세계를 표명하며 무예, 가, 무, 악을 수련하는 이들을 만날 수 있다. 주차를 하고 삼성궁만 둘러본다면 힘 들이지 않고 산책할 수 있으며, 쌍계사에서 청학동 마을까지 어우르는 8km의 대장정 코스도 가능하다.

삼성궁은 원래 방문객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했던 곳이지만, 현재는 많은 사람이 오갈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도 수행자들이 도량을 쌓는 곳이기에 일부만 개방하고 있어, 방문객들에게는 다소 아쉽게 느껴질 수도 있을 터다.

봄에는 삼신제와 나물제, 여름에는 배달학교와 전통혼례, 가을에는 개천대제, 겨울에는 고로쇠축제에 이르기까지 계절마다 즐길 수 있는 거리들이 다양하니 이를 함께 즐겨보는 것도 좋겠다.

•주소: 경남 하동군 청암면 삼성궁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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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7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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