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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준비의 보루, 퇴직연금 재테크의 모든 것 (2) DC·IRP 적립금 자동 운용…‘디폴트옵션’ 어떻게 활용하나

  • 웰스매니지먼트 Vol.200
  • 입력 : 2022-08-02 10:03
약 300조원에 달하는 퇴직연금(DC·IRP) 시장에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가 도입됐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운용할 금융상품을 결정하지 않을 경우 사전에 정해둔 운용 방법으로 적립금이 자동 운용되도록 하는 제도다. 따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아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미리 지정해놓은 상품이나 포트폴리오에 따라 투자를 집행한다.

퇴직연금, 늘어나는 규모 비해 원금보장 상품에 방치되는 경우 많아

국내 퇴직연금 규모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의 ‘2021년 퇴직연금 적립금 운용현황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퇴직연금 적립금은 295조 6,000억원으로 300조원에 육박했다. 1년 전(255조 5,000억원)보다 15.7% 늘어난 수치다.

퇴직연금 적립금은 지난 2018년 이후 꾸준히 15~16%대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퇴직연금으로 노후 준비에 나서는 이들이 많은 데다 금융사들도 치열하게 유치 경쟁에 나선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퇴직연금 가입자의 관심과 시간 부족 등으로 당초 제도 취지와 달리 적극적인 운용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DC형의 경우 근로자가 투자 상품과 비율을 직접 결정해야 하는데, 별다른 운용 지시 없이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방치해 놓는 경우가 많다. 국내 퇴직연금은 대개 예금·적금 등 원리금 보장상품 위주로 운용되고, 위험자산 편입 비중도 70%에 그쳐 수익률은 1~2%대를 넘지 못하곤 했다.

반면 퇴직연금 운용 경험이 풍부한 미국, 영국, 호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오래 전부터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연평균 6~8%의 안정적인 수익률 성과를 내고 있다. 앞으로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계좌를 운용할 수 있게 되면 위험자산 투자 한도가 100%까지 늘어나게 되면서 원리금 보장상품뿐 아니라 다양한 펀드 상품을 적극적으로 이용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다.

디폴트옵션 시행, 뭐가 달라지나

지난 7월 12일부터 DC형과 IRP에 디폴트옵션이 도입되면서 은행, 증권, 보험 등 퇴직연금 사업자는 근로자의 운용 지시가 없으면 사전에 정한 방법으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게 됐다.

디폴트옵션의 경우 처음 한 번은 가입자가 상품을 지정해야 한다. 우선 퇴직연금 사업자가 사용자와 가입자에게 제시할 디폴트옵션을 마련하면 고용노동부 소속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노동부 장관 승인을 받아야 한다.

심의위가 승인할 수 있는 상품 유형은 ▲원리금보장 유형의 상품 ▲법령상 허용되는 유형의 펀드 상품 ▲앞선 상품을 모두 혼합한 포트폴리오 유형의 상품 등이다. 고용부는 퇴직연금 사업자로부터 신청을 받아 승인 절차를 진행하고, 오는 10월 중에는 첫 번째 심의위를 거쳐 승인된 상품을 공시할 예정이다.

예금·이율보증보험계약(GIC)등 원리금보장상품은 금리·만기의 적절성, 예금자 보호 한도, 상시가입 가능 여부 위주로, 펀드·포트폴리오 유형은 자산 배분의 적절성, 손실가능성, 수수료 등을 위주로 심의받는다.

여러 상품 중 가장 주목받는 상품은 타깃데이트펀드(TDF)다. TDF는 대표적인 자산 배분 상품이다. 목표 은퇴 시점에 맞춰 생애주기에 따라 포트폴리오의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을 알아서 조절해준다.

예컨대 가입자가 젊은 시절에는 주식 비중을 높여 적극적으로 자산을 불릴 수 있도록 돕고, 반대로 나이가 들어 은퇴 시점에 가까워지면 안정적인 투자를 위해 채권 비중을 늘려 안정성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하는 식이다. 수익률과 함께 안정성도 높일 수 있어 퇴직연금 투자 대상 1순위로 꼽힌다.

퇴직연금 사업자는 노동부로부터 승인받은 디폴트옵션에 대한 주요 정보를 사용자에게 미리 제시해야 한다.

사용자는 제시받은 사전지정운용방법 중 사업장에 설정할 사전지정운용방법을 선택해 제도에 관한 사항과 함께 퇴직연금 규약에 반영해야 하는데, 이때 노동자대표 동의 절차도 반드시 거쳐야 한다.

근로자는 규약에 반영된 상품에 대한 주요 정보를 사업자로부터 제공 받으면, 이 가운데 본인의 하나의 상품을 본인의 디폴트옵션으로 선정하게 된다.

디폴트옵션은 ▲근로자가 신규로 가입했거나 ▲기존 상품의 만기가 도래했지만 운용지시를 하지 않거나 ▲디폴트옵션으로 본인의 적립금을 바로 운용(OPT-IN)하기를 원할 경우 적용된다.

우선 기존 상품의 만기가 도래했는데 근로자가 4주간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퇴직연금 사업자로부터 ‘2주 이내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해당 적립금이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된다’는 통지를 받게 된다.

통지 후에도 2주 이내에 운용 지시를 내리지 않으면 적립금은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된다. 신규 가입한 경우에도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으면 4주 대기 없이 바로 통지를 받고, 통지 후 2주 안에 운용 지시가 없으면 디폴트옵션이 발동된다.

또 디폴트옵션으로 적립금을 운용하고 있지 않은 근로자도 언제든지 디폴트옵션으로 적립금을 운용하는 것을 선택(OPT-IN)할 수 있다. 반대로 디폴트옵션으로 운용될 때도 다른 방법으로 바꿀(OPT-OUT) 수 있다.

만약 사업자가 승인받은 사전지정운용방법을 바꾸려면 노동부로부터 변경 승인을 받아야 하고, 승인을 받은 경우 근로자에게 변경 내용을 통지해야 한다. 변경된 내용으로 적립금이 운용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 가입자는 다른 상품으로 운용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DC형과 IRP의 디폴트옵션 관련 사항은 똑같이 적용된다. 다만 IRP는 사용자 관련 절차가 없기 때문에 사업자가 승인받은 상품을 가입자에게 바로 제공하고, 가입자는 그 중 본인의 사전지정운용방법을 선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정부는 가입자의 선택권 보장과 사업자 간 경쟁 제고를 위해 디폴트옵션의 운용 현황과 수익률 등을 분기별로 공시할 예정이다. 아울러 3년에 1회 이상 정기 평가해 승인 지속 여부를 심의할 방침이다.

연금 선진국인 미국과 호주, 영국 등은 일찌감치 디폴트옵션을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미국은 ‘401K’ 제도를 1981년부터 운용 중이며, 최근 10년간 연평균 8.6%대의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피델리티자산운용에 따르면 2021년 2분기 기준 401K 퇴직연금 계좌에 금융자산 100만달러 이상을 보유한 근로자는 41만 2,000여명에 달한다.

호주는 1992년 ‘마이슈퍼’(MySuper), 영국은 2012년 ‘네스트’(NEST)를 각각 시작했다.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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