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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해설

디지털자산기본법 이전 가상화폐 거래소 자율규제 실효성 있나

  • 입력 : 2022-08-03 17:06
  • 수정 : 2022-08-03 17:32

불공정거래 제재 강화·판매준칙 보완 필요
‘디지털자산기본법’ 가을 국회서 본격 논의

5대 가상자산거래소 대표들이 6월 22일 여의도 코인원 본사에서 열린 ’5대 디지털자산 거래소 공동협의체 출범식‘에서 업무협약서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빗썸(빗썸코리아) 이재원 대표, 코인원 차명훈 대표, 고팍스(스트리미) 이준행 대표, 코빗 김재홍 최고전략책임자, 업비트(두나무) 이석우 대표 / 사진제공= 빗썸

[한국금융신문 임지윤 기자] 루나-테라 사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큰 충격을 받았다. 투자자들이 큰 피해를 입었지만 가해자 처벌 및 피해자 구제 관련 법률이 명확하지 않아 혼란이 증폭됐다. 가상자산 ICO(거래소 상장) 기준이 제각각인 데다 코인 가격이 급락했을 때 거래소별 대응 방식도 제각기 달랐다. 신뢰가 무너지고 불신만 팽배해졌다.

가상자산 시장의 변동성 증대와 함께 제2의 루나 사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래서 가상자산업을 규제하는 법률 제정이 시급한 실정이다. 현재 가상자산은 특정금융거래정보법에 따라 관련 사업자의 자금세탁방지 영역에 대해서만 규율하고 있다. 상장, 거래, 가격 변동성 등 사업적인 영역은 자율 규제 형식으로 민간 거래소에 맡겨져 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시장의 복잡성, 예측이 곤란한 환경 등을 고려할 때 민간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통해 시장 자율규제를 우선 확립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디지털자산 발행, 상장 주요 행위규제 등 소비자보호 및 거래 안전성 제고 방안을 마련하고 가상자산거래소의 자정 노력을 살펴 필요한 사항을 ‘디지털자산기본법’에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디지털자산기본법을 제정하여 2024년 시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민간이 주도하는 가이드라인 마련 작업이 진행돼왔다.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원화마켓 운영 가상자산 거래소 사업자가 공동 협의체 ‘DAXA’를 운영 중이다. DAXA는 상장 및 상장 후 관리, 상장 폐지, 가상자산에 관한 공시 의무, 불공정거래 감시, 투자권유준칙 마련 등 자율 규제를 구체화하는 코인마켓 거래소 공통 운영 기준을 논의해왔다. 원화마켓을 제외한 가상자산 거래소 연합체인 한국디지털자산사업자연합회(KDA)도 가이드라인 제정을 준비해왔다.

DAXA 인적 물적 구성 완비해야 실효성
지난 6월 22일 DAXA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공동 자율 개선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첫째, DAXA는 가상자산의 상장부터 상장 폐지 단계까지 투자자 보호 강화를 위해 공통된 평가항목과 심사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가상자산 상장 심사 시 그동안 가상자산의 기술적 효율성 위주로 평가했으나, 가상자산의 프로젝트 사업성 등을 포함하여 평가를 강화한다. 상장된 가상자산에 대해서도 주기적으로 평가를 실시한다.

둘째, DAXA는 컨틴전시 플랜을 수립하여 루나 사태와 같은 코인런 위기 시 입출금 정책, 상장폐지 등에 대해 공동으로 대응하여 시장 혼란을 조기에 해소한다. 또한 이상 징후 발생 시 5개 가상자산사업자 핫라인을 통해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24시간 이내 공동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한다. 거래정지는 유의종목 지정절차, 이의절차, 개선기간 부여 등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셋째, 가상자산 경보제를 도입하여 유통량이나 가격에 급격한 변동이 있거나 단기간 내 특정 소수계정의 거래비중이 높아 시장질서의 훼손 우려가 높은 경우, 투자주의 경보를 발령하는 등 가상자산 거래의 시장감시 기능을 강화한다. 불공정거래 우려가 있는 가상자산에 대한 제재조치(유의종목 지정 및 거래지원 종료 등)도 명확히 규정화할 필요가 있다.

넷째, 가상자산거래소 플랫폼 내에서 백서 및 평가보고서 등을 투자자에게 제공하고, 가상자산 투자 관련 교육 동영상 의무 이수 등 투자자 교육을 강화한다. 이밖에 가상자산거래소 행위규제와 관련해 겸업에 따른 이해상충관리, 미공개중요정보 등 정보교류차단, 임직원의 가상자산 매매 관련하여 내부통제체계를 구축하고, 적합성·적정성 원칙·설명의무 등 판매준칙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자산 시장의 무너진 신뢰성 확보가 최우선이다. 이 같은 내용의 ‘공동 자율 개선 방안’은 이행력을 뒷받침할 DAXA의 인적·물적 구성, 국회·금융당국의 관심과 지원에 따라 실효성 여부가 판가름 날 전망이다.

미국 EU와 입법 정합성 고려땐 2024년 시행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작업은 올 가을 국회에서 본격화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가상자산에 대한 정의, 사업자 기본 요건, 투자자 보호 관련 내용 등을 담은 가상자산업법 제정안 7건,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 4건, 특정금융거래정보법 개정안 2건 등 13건 법안이 계류돼 있다. 금융위원회의 발주로 이들 법안을 비교·분석하고 관련 쟁점을 검토한 자본시장연구원의 연구용역보고서가 제출되어 입법의 기본 틀이 마련된 상태다. 국민의힘 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윤창현 의원은 7월 중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해외의 입법 동향은 국내 제도 마련에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미국·EU 등 선진국과의 국제적 정합성을 고려한 가상자산 규제체계를 만들려면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지난 6월 말 유럽연합(EU) 27개국은 세계 최초로 가상자산 규제 법안 ‘미카(MiCA·Markets in Crypto Assets)’에 합의했다. 가상자산 발행사는 규제 당국에 등록, 투자자 보호에 앞장서야 한다는 내용을 담아 2024년 시행을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EU 지역 내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의 경우 은행과 유사하게 대손충당금을 쌓아야 하고 하루 거래량을 2억유로(약 2641억원)로 제한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된다.

미국 또한 가상자산 규제법 제정 작업에 착수했다. 게리 겐슬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은 가상자산을 증권과 상품으로 나눠 규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증권으로 분류되는 가상자산은 SEC에 등록해 엄격한 공시 제도를 준수해야 하고 지정된 거래소에서만 거래가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가상자산은 제3의 자산으로 분류"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을 주도하는 윤창현 의원은 지난 7일 ‘NFT 메타코리아 2022’에 참석해 “디지털자산을 기존 금융제도 틀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제3의 자산으로 평가하고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지난 6월 키어스틴 질리브랜드와 신시아 루미스 미국 상원의원이 발의한 법안을 예로 들며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만들어 금융과 분리하고, 증권성을 띄는 토큰만 금융감독원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상자산 관련 회계처리기준 정비도 규제법안 마련과 궤를 같이한다. 한국회계기준원은 금융당국, 업계, 학계 와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가상자산 회계처리기준 및 공시 가이드라인과 관련한 연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 국제회계기준(IFRS) 해석위원회는 기업이 가상자산을 영업 과정에서 판매하거나 중개할 목적으로 보유, 매매하면 재고자산, 그 밖의 모든 경우에는 무형자산으로 분류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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