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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점차 부각되는 경기침체 공포…“믿을 만한 안전자산 찾아라”

  • 웰스매니지먼트 Vol.200
  • 입력 : 2022-08-10 00:00
  • 수정 : 2022-08-10 08:24
고물가와 긴축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면서 금·달러·리츠(REITs) 등 주요 안전자산이 투자 수단으로 부각됐다.

올해 들어 개인투자자들은 장외 채권 시장에서 5조원이 넘는 순매수를 기록하는 등 위험자산에서 안전자산으로 돈이 이동하는 이른바 ‘역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강세 지속 여부에 대해선 자산별로 온도차가 나타나는 모습이다.

글로벌 긴축 대응으로 불확실성 빠르게 확대
R(Recession: 경기침체)의 공포 심리가 더욱 커지고 있다. IMF와 OECD 등 국제기구들이 제시하는 글로벌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시간이 지날수록 하락하는 가운데, 연준은 물가 불안 억제를 위해 기준금리를 되레 급하게 인상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연 1.75%인 연준의 기준금리가 연말에 최대 3.5%까지 급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당초 긍정적 흐름을 기대했던 올해 자본시장은 지난 6월 20일 현재 지난 연말 대비 S&P500이 -22.9%, KOSPI가 -19.7%, EUROSTOXX50이 -20.0%를 기록하는 등 뚜렷한 약세를 보이고 있다.

통상적으로 경기침체는 2분기 이상 연속해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하락하는(마이너스 성장) 경우를 가리킨다.

한편 IMF는 1년 단위로 전 세계의 실질소득이 줄어든 경우를 경기침체로 규정하는데, 이를 감안할 때 세계경제는 최근 50년간 1975년, 1982년, 1991년, 2009년, 그리고 2020년에 경기침체를 겪은 셈이다.

물론 현시점에서 당장 경기침체를 단정 짓기는 이르다. 경제지표상 미국의 소비는 아직 견조하고 설비투자에 선행하는 자본재 주문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파월 연준의장은 경기가 여전히 견고하고 고용시장도 타이트한 상태라고 언급했는데, 이는 물가안정을 위해 수요 억제를 유도하는 현재의 금리정책이 적절하다는 견해를 내포한다.

하지만 문제는 물가상승 압력이 기존과 차원이 다르다는 데 있다. 미국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8.6%로 40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는데, 이는 최근 2년간 실시된 각국 중앙은행의 유동성 과잉 공급 부작용과 우크라이나 사태 등 외부 충격에 기인한다. 우크라이나 사태는 서방과 러시아 사이의 해묵은 외교적 갈등으로 인해 장기화할 가능성 또한 높다.

이처럼 성장 둔화의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금융당국이 물가를 잡기 위해 통화긴축을 서두르지만 외부 요인 등으로 인해 정책 효과마저 제한적인 만큼 경기둔화와 물가상승을 동반하는 스태그플레이션 압력은 더 커졌다.

최근에는 주요 경기선행지표의 하향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장단기 금리차도 빠르게 축소되다 보니 경기 사이클상 1~2년 후 경기침체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그나마 금융기관의 재무 건전성이 2008년 금융위기 때와 달리 매우 높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시스템 위기를 동반하지 않는다면 뱅크런과 금융경색, 그리고 깊은 경기침체로 이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실현될 가능성은 아직 낮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경기침체 전환 여부와 그 깊이는 물가 압박과 이에 대응하는 연준의 긴축 강도에 의해 좌우될 것이다.

투자암흑기, 돈 맡길 곳은 은행뿐, 예·적금으로 머니무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 금리가 오르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정기 예·적금으로 빠르게 몰리고 있다.

지난 7월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5월 통화 및 유동성’에 따르면 지난 5월 시중 통화량은 광의통화(M2·계절조정계열·평잔) 기준 3,696조 9,000억원으로 전월(3,667조 1,000억원) 대비 29조 8,000억원(0.8%) 증가했다.

M2는 현금, 요구불예금, 수시입출식 저축성 예금 등 협의통화(M1)에 머니마켓펀드(MMF), 2년미만 정기 예·적금, 수익증권 등 금융상품을 포함하는 넓은 의미의 통화 지표를 말한다. 언제든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 자금을 의미한다.

앞서 M2는 지난해 4월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매월 사상 최대치를 경신해왔다. 다만 올 3월 전월 대비 0.1% 줄며 3년 6개월만에 감소세를 보였지만 4월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바 있다.

금융 상품별로 살펴보면 정기예적금이 21조원, 요구불예금이 7조 4,000억원 증가한 반면 시장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머니마켓펀드(MMF)는 8조 1,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위험투자 회피 심리가 이어지는 데다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시중 자금이 정기 예·적금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진 결과다.

채권금리 상승에 채권 투자 매력↑
채권으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도 늘고 있다. 저가 매수와 이자 수익에 대한 기대감 등에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6월 17일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거래일 대비 1.7bp(1bp=0.01%p) 오른 연 3.745%로 마감했다. 2011년 8월 4일(연 3.770%) 이후 최고치였다. 이후 3.5~3.6%대를 등락하고 있다.

채권 투자 방법은 ‘만기 보유’와 '트레이딩’(거래) 등 크게 두 가지 방식으로 나뉜다. 만기 보유는 만기가 도래할 때까지 채권을 팔지 않고 이자를 받은 후 만기에 원금을 돌려 받는 방법, 트레이딩은 채권을 사고 팔며 매매차익을 거두는 방법이다.

통상 시장 금리가 오르면 시장에서 거래되는 채권 가격은 하락해 이미 발행돼 거래되는 채권을 저가에 매수,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새롭게 발행되는 채권은 발행 금리가 높기 때문에 이자 수익을 노려볼 수 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채권금리 상승은 평가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있어 금리 상승기가 채권 투자에 부담스러운 시기로 여겨질 수도 있으나 만기까지 보유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며 “중간에 발생하는 이자를 지급받으면서 만기까지 보유하면 평가 손실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채권금리는 추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연말까지 더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며 “채권 투자 적기는 향후 예상 이자율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과거와 달리 최근엔 1만원 전후의 채권 소액투자도 가능해졌다. 그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 문턱이 낮아진 것이다. 이 같은 배경과 맞물리며 개인투자자들의 채권 투자도 크게 늘었다. 채권의 경우 주식과 달리 장외시장 비중이 높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은 올들어 6월 28일까지 장외 채권시장에서 채권 4조 8,805억원어치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2조 6,253억원)보다 86%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통적 안전자산 금 수요도 급증
전통적 안전자산인 금에도 다시 수요가 몰리고 있다.

7월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g당 금값은 전 거래일보다 350원 떨어진 7만 2,760원에 거래됐다. 3개월 전 최고가(7만 9,118원)와 비교하면 8.96% 떨어졌다.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3.75g 기준 한 달 전 33만원대던 금 가격은 전날까지 31만원대로 하락했다.

대표 안전자산인 금값은 최근 하락한 만큼 장기적인 투자 수단으로 주목할 만하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인상)’으로 거시경제가 흔들리면서 투자 심리가 모였다.

올 초와 비교하면 금값은 5% 이상 올랐다. 1년 추이로 봐도 금값은 꾸준히 상승 중이다. 지난해 6월 말 금값은 6만 4,000원대에 거래되다 올 1월 6만 9,000원대, 3월엔 7만 8,000원대로 올라섰다. 반면 국민 대장주 삼성전자는 연초 7만 8,600원이었지만 이날 5만 8,100원으로 26%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도 여전한 불확실성에 금 매수를 추천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장기채권금리 하락과 화폐 가치하락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헤지용,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커지면서 금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 금 가격은 저가 매입에 유리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强달러 독주에 달러 예금·보험부터 ETF까지 인기
최근 원/달러 환율이 약 13년 만에 1,300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이 요동치면서 상장지수펀드(ETF)와 달러예금, 달러보험 등 달러 자산을 통해 환율 등락으로 차익을 노리는 ‘환테크족’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달러에 투자하는 주요 ETF는 올 2분기 양호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달러 ETF는 달러화에 대한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이익을 볼 수 있는 상품이다.

미국달러선물지수를 추종하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미국달러선물ETF’과 키움자산운용 ‘KOSEF미국달러선물ETF’의 3개월(4~6월) 수익률은 각각 6%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15% 안팎 하락한 것과 대조적이다.

지수를 2배로 추종하는 달러 ETF 상품의 수익률은 더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ETF’는 같은 기간 수익률이 12%대를 나타냈다. ‘KODEX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ETF’와 ‘KOSEF미국달러선물레버리지’도 각각 13%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투자 대신 달러 자체를 보유하려는 수요도 늘어나면서 증권사 외화예금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1분기 국내 증권사 59곳의 외화예금은 총 7조 8,281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10% 증가한 수준이며 직전 분기대비 17%가량 늘어난 규모다.

꾸준히 외화를 모으려면 은행의 예·적금 상품도 있다. 은행별 외화보통예금 금리는 0%대에 불과해 사실상 이자가 없는 수준이지만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면서 잔액 규모별로 금리가 차등 적용되는 ‘MMDA’(money market deposit account) 상품이나 정기예·적금 상품은 환차익과 별도로 2~3%대 이자 수익도 얻을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인플레이션 방어막으로 배당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 역시 투자 대안으로 주목된다. 다만. 금리 상승 속도가 빠를 경우 리츠의 기초자산인 부동산의 임대료 역시 상승해 배당 여력이 줄어들 것이란 우려도 있다.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8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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